고3 수험생을 둔 학부형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분이 한 말은 “입시 요강,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지 알 길이 없어요. 여기 가면 수능이 최고로 중요하고, 저기 가면 내신이 제일 중요하고, 이곳에 오면 논술이 제일 중요하고. 각 대학 입학처장들이 하는 입시 설명회에서도 다 다르고 .... 뭐가 뭔지 헷갈리기만 해요.”이다.
그리고 첫째를 재수까지 시키고 둘째의 입시를 맞이한 어떤 학부형과 상담하는데 입시 정보에 대해서 매우 해박하고 정확해서 “어머니는 대단히 정확하게 아시네요. 그런데 대부분 어머니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무척 안타깝습니다.”라고 했더니 그 어머니가 하신 말은 “그러게요. 뭐도 모르는 엄마들이 깨방정을 떨지요. 한번 떨어져서 재수를 시켜봐야 알지”이다. 얼마나 복잡하고 그 복잡한 가운데 수많은 단체들이 이런저런 해석을 자기들의 입장에서 해서 학부형들이 헷갈리게 하면 재수를 해야 입시 정보를 제대로 이해한다고 할까?
솔직히 입시 분석을 업으로 삼고 20년 넘게 연구한 필자도 이따금 헷갈릴 때가 있다. 그리고 매년 바뀌는 정책으로 변화가 극심한 입시 요강 때문에 늘 변화하는 사항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들이 내세우는 입시 요강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도 입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표면적으로는 내신의 비중을 50% 이상 주는 대학이 있지만 심층 분석을 해 보면 기본점수를 엄청나게 주어서 1등급과 5등급의 점수 차이가 1000점 가운데 1점 이하인 경우가 허다하다. 즉 입시 전체 점수가 100점 만점이라고 가정하면 내신 1등급과 5등급이 0.1점 차이밖에 나지 않도록 바꾸어 버린다. 대학은 대학대로 우수한 학생, 경제력(?)이 든든한 학생 등을 선발하기 위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것과 심층의 의도는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학부형들의 혼란은 엄청나다.
큰 줄거리를 이해하고 원칙을 지키면 된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입시 정보와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은 생각을 바꾸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 입시 요강이 복잡 다단 해졌을까? 그것은 이해찬 전 교육부 장관의 변화를 기준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는 획일적인 잣대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지닌 다양한 특성과 개성을 존중해서 대입 선발을 제공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으로 입시 요강을 바꾸었다. 즉 입시 요강을 획일화할 것이 아니라 수험생 중심으로 바꾸어 그들에게 맞는 입학 전형을 만들겠다는 논리였다. 사실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입시 정책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83% 진학률이라는 엄청난 경쟁 때문에 그 이상적 제도가 오히려 수험생들과 학부형들에게 부담이 될 뿐이다. 즉 세모 모양의 아이는 세모 모양의 전형, 네모 모양의 아이는 네모 모양의 전형, 별표 모양의 아이에게는 별표 모양의 전형을 갖추어 선발해 주겠다는 의도인데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내가 비록 별표지만 네모, 세모 모양의 입시 전형에도 도전해 보려한다. 그러다 보니 수험생은 소모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관점을 바꾸어 보자. 내 자녀가 내신에 강한지, 수능에 강한지 논술에 강한지 면접과 구술 또는 스펙이 좋은지를 따져보고 거기에 맞는 입시 요강을 찾아 나서면 된다. 입시 요강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내 자녀의 특징을 먼저 점검하고 거기에 맞는 입시 요강을 정해서 지원하는 전략을 짜면 된다. 생각을 바꾸면 입시는 쉬워진다. 그런데 문제는 지독한 경쟁에서 그런 생각을 해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렇게 원론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과 경제력을 투자하고도 입시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입시 요강에 대한 원론적 이해가 잘못 되었고 또 많은 단체들이 입시 분석을 아전인수 격으로 분석하여 진실을 호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형 입시 설명회, 대학 측 입시 설명회, 공적 기관의 설명회라고 해서 무조건 다 옳은 분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보다 원론적이고 진정성 있는 입시 설명회를 선택해서 들어야 하고 그 내용도 일일이 대학 입학처에 전화해서 확인을 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끈질기게 반박하면서 대학 입학처 직원들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심중을 꿰뚫어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혜안을 갖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는 17년 가까이 입시 설명회를 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한다. 12월11일(화) 송파 청소년 수련관에서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자녀들의 입시지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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