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전주 아중산악회
붙잡아도 떠나가는 가을, 전주 아중산악회랑 함께했어요!
이웃사랑으로 뭉친 아중지구 산사람들의 모임
입동이 지나고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 내린 비는 가을비인지 겨울비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다만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 마음에 리포터는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라 칭하고 싶다.
날씨가 점점 더 쌀쌀해질수록 산과 들의 단풍은 더욱더 제 빛을 더해 가는 듯 붉게 타오르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개의치 않고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하는 등산객들의 줄은 끊어지지 않고 있는데. 찬 날씨에 매서운 돌풍이 얼굴을 때려도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이들이 있다하여 찾아 나섰다. 전주시 아중리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등산모임 ‘전주 아중산악회(회장 임종훈)’ 회원들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주축이 돼 3년 전 동호회 결성
3년 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알음알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산을 오르고 친목을 쌓다 결성된 ‘전주 아중산악회(cafe.daum.net/a-jung)’.
그들 중 김선춘(50·주부)씨는 약 20여명의 인원으로 발을 떼기 시작한 전주 아중산악회의 창립멤버이다. 원래는 아중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조직된 이 산악회는 아중리 지역으로 그 구역을 점점 확대했다가 이제는 전주지역 내 많은 산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한 달에 한번 가는 정기산행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금껏 거쳐간 회원은 200명이 넘을 정도이지만 늘 자리를 함께하며 빛을 더해주는 정회원은 35명 정도. 월 1회 둘째주 일요일 정기산악회와 한번씩 번개처럼 이루어지는 깜짝산행, 그리고 정회원 모임은 분기별로 한번씩 1년에 4회씩 이루어지며, 창단멤버들끼는 애경사도 서로 챙겨주는 친분을 과시한다.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 정도까지 폭넓은 연령층과 여느 산악회보다 부부회원들이 많아 건전(?)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일 두 시간 혼자만의 워밍업으로 기초체력 다져
“한 10년 전 살이 쪄서 아침이면 인후공원으로 운동을 다니다가 산에 대한 자신도 생기고 욕심도 생겨 같은 아파트 사람들이 만드는 산악회에 같이 동참하게 되었다”는 김선춘씨.
산악회는 대부분 이미 다른 운동도 많이 접해보고 산에 자신이 있어서 가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무작정 고수들을 따라 산행을 했다가는 큰 코 다칠 일.
이에 전주 아중산악회는 늘 산행시 A코스팀(난위도 상)과 B코스팀(난위도 하)으로 나누어 산행을 진행한다. A팀은 정상까지 조금 난코스(6시간)로 B팀는 조금 짧게 산행(3시간)을 하며 그날의 컨디션이나 초보 산악인의 수준에 맞게 산행을 진행하다보니 모임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평이다. 바로 난위도에 따라 본인 페이스에 맞게 산행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중산악회의 장점인 셈이다.
김씨는 가고 싶은 산이라고 해서 한 달에 한번 무턱대고 높고 험한 산을 오르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평상시 집과 가까운 산을 오르며 기초체력을 다지는 등 혼자만의 노력이 필요하며, 산행시에도 본인의 그날 컨디션에 맞게 코스를 선택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법 산에 자신있어하는 김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정기산행(해남 두륜산)때 바위가 많은 난코스라 정상으로 향하는 A코스가 아닌 B코스 단풍길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며, 비록 정상은 밟지 못했지만 절정에 오른 단풍구경으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 할 수 있어 무척 기억에 남는 산행이었다며 자신만이 페이스를 찾아가는 산행을 강조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자신의 몸상태 알고 산행 즐겨야
“기동성이 상대적으로 남성들보다 떨어지는 여성들은 동네산만 찾게 되는데 산악회와 함께하면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산을 계절마다 다닐 수 있고 또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겨울엔 혼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산을 함께 오를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김씨.
“올 봄에 월악산 산행할 때는 계단이 너무 많아 힘들었고 지난달 장흥 억불산은 정말 난코스였어요. 그날 비가 왔는데 하산길이 바윗길에 경사가 급해 바위는 미끄럽지 비는 오지 벌벌 떨면서 하산했던 기억이 나요. 또 설상가상으로 그전에 스치고 간 태풍으로 쓰러진 편백나무 위를 타고 넘어가고 기어가고...”라며 그동안의 산행기를 털어 놓으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 고생 뒤 보람은 겪어보지 않은 이는 모르리라.
김씨는 산행의 묘미에 덧붙여 몇가지 당부의 말을 전한다. 첫째, 산행을 즐겁게 즐기려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자신의 몸상태를 꼭 체크해야 한다. 특히 산행시 우측통행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그날 컨디션에 맞는 개인의 페이스 조절은 기본이라고.
둘째, 나이가 들수록 무릎 보호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하산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무릎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좋으며 장시간 산행시에는 양손에 스틱을 착용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하고 마주오는 이에게 전하는 인사한마디가 바로 ‘당신의 얼굴’이라고 말하며 김씨의 산사랑은 끝을 맺었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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