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보건소가 올 7월 삼성동에서 가오동 동구청 새청사로 옮겼다. 동구보건소는 이전하면서 의료설비를 갖추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은 가오도서관이 가까워 보건소를 찾았다가, 문화생활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좋아한다.
동구보건소는 가오동 새청사 이전에 따른 북부지역(삼성동 홍도동 등)의 의료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건지소를 설치했다.
지난 9월 동구보건소 모유수유교육에 참여한 임신부들이 환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직장맘을 위한 교실도 운영 중이다.
구민을 위한 세심한 의료행정, 좋은 평가 이어져 =
“예방 접종하고 계속 우는 아이를 달랠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예쁜 수유실이 있어 감탄했어요.” 판암동에 사는 고은숙(26)씨의 말이다. 첫 아이 예방접종 때문에 보건소를 이용하고 있는 고 씨는 “아이를 편하게 눕힐 수 있는 온돌방이라 기저귀 교환도 손쉽다”며 “엄마들은 화려하고 멋진 시설 보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를 원한다”고 말했다.
평일 보건소를 이용하기 힘든 임산부를 위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직장에 다니는 임산부를 위해 넷째주 토요일엔 남편과 함께 모유수유와 그 외 육아방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동구 보건소의 찾아가는 의료행정 프로그램 중 학부모로부터 가장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양치교실’이다. 동구 보건소는 ‘치아건강은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2007년 대전대암초등학교에 처음 문을 열었다. 건양대 치위생학과 교수와 보건소 치과위생사로 구성된 전문인력이 대암초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치아 관리에 힘쓰고 있다. 보건소 치과위생사가 매주 학교를 방문하며 구강보건교육과 불소용액양치 불소도포 등을 한다. 현재 동구 보건소는 구강보건실 5개교, 양치교실 1개교를 운영 중이며 3400명 아동의 충치예방 등 구강건강증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암초등학교 학부모 김은경(43·판암동)씨는 “급식 후 양치를 하는 습관 덕분에 집에서도 지도하기 수월하다”며 “올바른 칫솔질에 대한 지식을 잘 습득하고 있어 오히려 내가 배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동구 보건소 김제만 소장은 “양치교실은 보건복지부 구강위생과의 벤치마킹이 대상이 될 정도로 우수사업으로 인정받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건강100세, 행복한 동구’ 보건소가 책임진다 =
최근 아동비만이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자 동구 보건소도 팔을 걷고 나섰다. 동구 보건소는 각 초등학교 별로 비만 위험군에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비만교실을 운영한다. 11월부터 12월까지 총 6회에 걸쳐 각 학교 강당에서 진행하며 영양 교육과 운동 수업을 실시한다. 동구 보건소 건강증진담당 김선경 주무관은 “아이들은 뛰어 노는 것 자체가 운동”이라며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런닝맨’ 프로그램을 응용한 놀이식 수업이라 지치는 줄 모르고 뛰어다닌다”고 말했다. 중년 주부들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은 아예 동호회로 자리를 잡았다. 등산하며 봉사도 함께하는 동호회 ‘동그라미’는 성인비만교실 ‘뱃살아! 비켜’를 수료한 회원들이 만든 동호회다. 이들은 보건소 운동처방실의 도움을 받아 산행코스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 운동 강도 등에 관한 건강정보를 얻으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환자만큼 더 큰 고통을 겪는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간병 요령과 격려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김제만 소장은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치매환자 가족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며 “보건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가족간 고통과 정보를 나누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구 주민 김정미(41·홍도동)씨는 “주민들 사이에 보건소가 예방 위주의 소극적인 보건사업에서 탈피해 기능통합형 보건소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동구 보건소는 주민에게 꼭 필요한 의료행정 기구”라고 말했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인터뷰 - 동구보건소 김제만 소장
“내가 쌓은 30여년 보건행정 경험, 동구 구민 것”
구내 종합병원 1 곳, 취약한 의료 환경 개선 힘쓸 예정
“보건소 행정 업무는 구민의 생활 밀착형 방식으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동구보건소 김제만 소장(54·사진)은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강조했다. 타 자치구와 다른 동구만의 속성을 파악해 그에 맞는 보건 의료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제만 소장은 “대전 동구지역은 전체 인구의 4.9%에 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밀집해 있다. 대전시 전체 평균 2.9%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은 수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65세 고령인구 비율(11.02%) 역시 대전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보건소의 기본 업무와 병행하며 김제만 소장이 해결해야할 과제인 셈이다.
김제만 소장은 “의료기관 및 인력도 취약해 인구 1000명당 병원수는 0.8개로 서구 3.6개에 비해 무려 4.5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종합병원은 한 곳, 의사수는 216명으로 타 자치구 중 가장 적다”고 말했다. 때문에 의료형평성을 제기해 시립병원을 동구에 유치해야한다는 것이 김소장의 주장이다. 김 소장은 중구보건소, 시청 보건과와 동구청 보건과장 등을 두루 거치며 30여년간 보건 행정 업무를 익혔다. 동구의 특수성을 빠르게 파악해 실무에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소장은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밀착형 의료 서비스와 건강한 100세를 위한 건강관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오늘보다 더 건강한 내일을 위해 동구보건소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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