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시절 소풍 전날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엄마가 싸 주시는 맛 있는 김밥과 음료수 한병. 그리고 봄소풍에는 삶은달걀, 가을 소풍에는 찐밤이 가방 한가득 들어 갈 것이고 친구들과 마냥 웃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였다.
소풍 장소는 늘 같은 장소 ‘숲‘이였다. 다만 학년에 따라 거리가 달라질 뿐 숲으로 가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소풍 장소에 도착하면 전 학년을 한곳에 모아 놓고 주임 선생님께서 소풍지에서의 주의사항을 말씀해 주셨다. ‘주변에 있는 묘 위에 올라가지 마라.‘ ’ 저 나무를 넘어서 가면 안된다.‘ 등의 주의사항을 듣는 동안 다른 선생님들은 우리 시선을 피해 작은 종이들을 나무 틈에, 돌 아래, 풀 사이에 숨겨 놓으셨다.
이렇게 시작된 소풍은 점심을 먹고, 장기자랑을 하고, 보물찾기를 하면서 오후까지 이어졌고,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놀다 보면 소풍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벌써 다음 소풍을 기대하고 있었다.
요즘 학생들에게 소풍은 어떤 추억일까? 몇 년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소풍날 영화를 보는 반도 있고, 동물원에 가는 반도 있다고 한다. 점심쯤에 소풍이 끝나고 아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사먹고 피시방으로 달려 간다고 한다. 물론 모든 학교의 소풍이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또 어느날 갑자기 소풍이 이렇게 변질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만들어 낸 소풍문화라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 그 분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소풍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숲해설을 부탁해 오셨다. 선생님의 계획에 아이들은 불만이 많았다고 하셨다. 산에 오르면 힘도 들고, 도시락도 가져가야 하고, 빨리 끝나지도 않을 것이고, 소풍 후에 하려고 했던 계획을 다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뜻에 따라 재미없고 힘들 것만 같은 소풍날 아침, 아이들 손에는 도시락가방이 들려 있었다. 함께 활동하는 숲해설가 선생님과 두팀으로 나누어 재미있는 나무이야기와 새 이야기, 곤충이야기, 태풍에 쓰러진 나무와 기후변화이야기를 하면서 숲으로 들어갔다.
완산칠봉 첫 봉우리를 올르고 다음 봉우리로 이동할 때는 ‘또 올라가요?’라고 하면서도 친구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간다. 또 다음 봉우리를 오르니 ‘봉우리가 왜 이렇게 낮아요?’라고 한다. 전주에 살면서도 완산칠봉을 처음 왔다는 친구도 있고, 이렇게 높은 산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반수 이상이 산에 처음 올랐다고 했다.
장군봉 정상에서 전주시내를 조망하고 소나무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친구와 자연스레 김밥을 나눠 먹고, 과일을 친구들 입에 하나씩 넣어 주기도 하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선생님의 지시가 없었음에도 주변에 쓰레기를 줍고 정리했다.
점심 후에는 팀별 리그전으로 닭싸움도 하고, 산 중턱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해서 선생님과 학생간의 힘자랑도 하면서 웃음꽃이 숲 사이로 퍼져 갔다.
오후 활동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집중도는 더 높아졌고, 질문도 다양하게 많아졌다. 나무의 이름을 물어보기도 하고, 곤충의 생활상을 물어보기도 하고, 숲을 잘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어 왔다. 우리 아이들이 숲과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특별한 소풍은 끝이 났다.
숲. 다양한 생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살아가는 숲을 우리 청소년들이 자주 접한다면 가슴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환경행동가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숲의 지혜를 배워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청소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숲을 통해 체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숲은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해 주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교육강사 유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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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장소는 늘 같은 장소 ‘숲‘이였다. 다만 학년에 따라 거리가 달라질 뿐 숲으로 가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소풍 장소에 도착하면 전 학년을 한곳에 모아 놓고 주임 선생님께서 소풍지에서의 주의사항을 말씀해 주셨다. ‘주변에 있는 묘 위에 올라가지 마라.‘ ’ 저 나무를 넘어서 가면 안된다.‘ 등의 주의사항을 듣는 동안 다른 선생님들은 우리 시선을 피해 작은 종이들을 나무 틈에, 돌 아래, 풀 사이에 숨겨 놓으셨다.
이렇게 시작된 소풍은 점심을 먹고, 장기자랑을 하고, 보물찾기를 하면서 오후까지 이어졌고,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놀다 보면 소풍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벌써 다음 소풍을 기대하고 있었다.
요즘 학생들에게 소풍은 어떤 추억일까? 몇 년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소풍날 영화를 보는 반도 있고, 동물원에 가는 반도 있다고 한다. 점심쯤에 소풍이 끝나고 아이들은 패스트푸드를 사먹고 피시방으로 달려 간다고 한다. 물론 모든 학교의 소풍이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또 어느날 갑자기 소풍이 이렇게 변질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만들어 낸 소풍문화라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 그 분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소풍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숲해설을 부탁해 오셨다. 선생님의 계획에 아이들은 불만이 많았다고 하셨다. 산에 오르면 힘도 들고, 도시락도 가져가야 하고, 빨리 끝나지도 않을 것이고, 소풍 후에 하려고 했던 계획을 다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뜻에 따라 재미없고 힘들 것만 같은 소풍날 아침, 아이들 손에는 도시락가방이 들려 있었다. 함께 활동하는 숲해설가 선생님과 두팀으로 나누어 재미있는 나무이야기와 새 이야기, 곤충이야기, 태풍에 쓰러진 나무와 기후변화이야기를 하면서 숲으로 들어갔다.
완산칠봉 첫 봉우리를 올르고 다음 봉우리로 이동할 때는 ‘또 올라가요?’라고 하면서도 친구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간다. 또 다음 봉우리를 오르니 ‘봉우리가 왜 이렇게 낮아요?’라고 한다. 전주에 살면서도 완산칠봉을 처음 왔다는 친구도 있고, 이렇게 높은 산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반수 이상이 산에 처음 올랐다고 했다.
장군봉 정상에서 전주시내를 조망하고 소나무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친구와 자연스레 김밥을 나눠 먹고, 과일을 친구들 입에 하나씩 넣어 주기도 하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선생님의 지시가 없었음에도 주변에 쓰레기를 줍고 정리했다.
점심 후에는 팀별 리그전으로 닭싸움도 하고, 산 중턱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해서 선생님과 학생간의 힘자랑도 하면서 웃음꽃이 숲 사이로 퍼져 갔다.
오후 활동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집중도는 더 높아졌고, 질문도 다양하게 많아졌다. 나무의 이름을 물어보기도 하고, 곤충의 생활상을 물어보기도 하고, 숲을 잘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어 왔다. 우리 아이들이 숲과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특별한 소풍은 끝이 났다.
숲. 다양한 생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살아가는 숲을 우리 청소년들이 자주 접한다면 가슴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환경행동가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숲의 지혜를 배워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청소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숲을 통해 체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숲은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해 주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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