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 초·중·고등학교가 부모교육을 진행한다. 유치원 입학설명회나 종교단체 기업체 공공기관에서도 들을 수 있다.
한국부모교육센터 이동순 소장은 부모교육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맞벌이가 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었고 초등학생조차 학원으로 내몰리면서 부모와 관계가 소원해졌다. 또한 부모세대에서 배웠던 양육 방법이 현재의 아이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금까지 부모교육이 자녀양육을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부모의 정신적 성숙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성정종합사회복지관의 ‘행복한 초록우산 부모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10월부터 부모교육을 진행했고 11월 6차례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영·유아기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자람패미리 선임연구원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모교육 강사가 수업을 이끌어 간다.
교육은 부모의 발달과정을 돌아보고 현재 모습을 점검한 후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살펴본다. ㈜자람패미리 이민정 선임연구원은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부분 어려움을 해소한다. 나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위로를 받고 느긋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원은 강의를 통해 “부모는 자녀의 발달과정을 도와주며 자신의 발달과정도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며 “부모의 역할은 결국 자신이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데… =
김철종(48·아산시 탕정면)씨는 얼마 전 ‘두란노 아버지학교’를 수료했다. 두 아들이 사춘기를 맞아 당황스러울 때 회사에서 열리는 아버지학교에 참석했다.
“아버지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내 아버지가 그랬고 주변의 동료들이 그렇듯 일하고 가정 돌보는 일에 충실했지요.”
그러나 김씨는 교육이 거듭될수록 자신의 ‘아버지 노릇’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김씨는 “아버지의 기능에만 충실했다. 아버지로서 가족을 어떻게 사랑하고 대해야 하는지 처음 들었고 듣고 나서도 막막했다. 아들과 소통은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동료들도 있었다.
김철종씨가 아버지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열린 회사 덕분이다. 김씨는 “아이들 학교에서도 아버지교육에 대한 공문을 받았다. 하지만 직장인이 시간을 내어 참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순 소장은 “앞으로 부모교육은 부모의 문제를 다루고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결국 부부관계 가족관계까지 확장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더 많은 부모가 교육에 참여하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모교육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볼 때 부모교육의 적기는 결혼을 준비하려는 신혼부부다. 천안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미혼남녀 및 신혼기커플을 대상으로 ‘Ready 가족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 가족과 부모로서 새 출발 교육을 실시한다. 아산시건강지원센터에서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가족관계 개선의 장을 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참여할 수 있다.
11월 부모교육을 준비하는 천안성정종합사회복지관 안선희 팀장은 “참석한 분들의 반응이 뜨겁다. 부모라면 한번쯤 부모교육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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