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다 남아미술 연구소 최민준 소장의 ‘우리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여자인 엄마가 모르는 남아들의 특성 알려주는 해법서
“남아들이 가진 무한 가능성의 에너지를 믿어주세요”
자식은 부모의 성장통이라고 합니다. 자식 덕분에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성장하지요. 특히 엄마들은 아들을 키우며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폭을 넓히게 됩니다. 엄마의 눈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들 덕분에 남성이라는 존재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요. 아이들은 모두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 존재지만 아들과 딸은 조금 다른 이해의 기준으로 키워야 합니다. 이번주 인사이드북에서 소개드릴 책은 ‘자라다’ 남아미술 연구소 최민준 소장의 ‘우리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입니다. 이 책은 미술교육 책이지만 한편으론 엄마와 아들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최민준 소장은 “아들을 키우며 속 끓이고 답답해하는 엄마와 엄마에겐 천덕꾸러기이지만 무한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아들이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며 “남아의 특성과 본성을 이해하면 엄마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아들을 키울 수 있게 된다”고 전합니다.
소리 지르지 않고, 등짝을 때리지 않고, 아들을 우아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들에게, 또 아들을 키우며 고군분투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아들이 원하는 세상 만들어주는 최초의 남아 미술교육 전문가
최민준 소장은 대학생 때부터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왔다. 야무지고 섬세하게 미술표현을 하는 여아들과 달리 남아들은 산만하고 느렸다. 대다수가 미술교육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여아들과 달리 남아들은 미술을 싫어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그는 ‘남아’, ‘아들’, ‘남자’라는 주제가 담긴 책과 논문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해답을 찾게 된다. 남아들은 여아들에 비해 언어 발달이 느리고, 산만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 이미 남아들에 대해 정형화된 해답이었다. 그런데 그렇다면 남아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2009년부터 남자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시작했다. 남자 아이들의 성향과 특징을 연구하는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남아 미술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며 그동안 연구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 ‘우리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를 세상에 선보였다.
지난 10월 20~21일 이틀간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에서는 자라다 남아미술 연구소의 첫 번째 전시회가 열렸다. ‘남자 아이들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전시회는 엄마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남자 아이들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준 전시회였다. 로봇, 공룡, 비행기, 칼, 자동차와 같은 남아들의 키워드가 미술 활동을 통해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작품으로 완성돼 전시되고 있었다. 최민준 소장은 “남아들에 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남아들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며 “남아들이 가진 가능성을 끌어내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남아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남아 미술교육 전문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들, ‘안 돼’보다 허용을
천덕꾸러기에 말썽쟁이인 아들을 키우며 엄마들은 ‘안 돼!’를 입에 달고 산다. ‘이것도 저것도 안돼!’라는 엄마 앞에서 아들은 언제나 눈치를 살핀다. 엄마의 감시가 잠시 소홀해지는 틈을 이용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 최민준 소장이 전하는 남아들의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남아들이 원하는 세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해보고 싶은 세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것을 정한 후 그 외의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자라다 남아 미술연구소에서는 도덕과 안전에 관한 것을 제외하곤 남아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하게 한다. 다른 친구의 작품을 건드리거나 싸우고 욕하지 말 것, 칼이나 글루건 사용에 대한 안전지침을 반드시 지킬 것 등을 약속한 후 그 외의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허락한다. 수업도 아이가 리드할 수 있다. 아이가 오늘은 이것을 해보고 싶다고 하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한다. 자신이 원하는 재료를 고르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면서 남아들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자존감이 높아진다.
“사랑받는 느낌을 중시하는 여아들과 달리 남아들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남아들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성장합니다. 그럴 때 학습 욕구도 강해지지요. 여아들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남아들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관심이 많아요. 관심분야가 좁고 깊이 빠져드는 특징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공룡박사, 자동차박사, 로봇박사의 특징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기다려주면 역전홈런 치는 아들 녀석들
최민준 소장을 찾아오는 엄마들의 대부분은 이런 저런 이유로 아들이 바뀌길 희망한다. 하지만 남아를 바꾸는 기적의 노하우가 있다면 바로 ‘아이를 바꾸려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엄마들을 설득한다. 자동차에 빠져있는 남아들은 하루 종일 자동차만 손에 들고 있다. 자동차에 빠진 아이는 자동차로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동차에 대한 끝없는 탐구욕과 호기심이 해결되지 않으면 남아들은 아무리 재미있는 주제를 던져줘도 결국 자동차로 돌아오기 마련이란다. 게임에 빠진 아들을 바꿀 때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때 게임에 빠진 아들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두달 동안 함께 게임을 했다. 게임을 하지 말라며 컴퓨터 선을 뽑은 엄마가 그렇게 원망스러웠는데, 엄마와 함께 게임을 하며 그는 자연스럽게 게임을 끊게 됐다고 한다.
“남자아이들은 엄마의 입맛에 맞게 교정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남자 아이는 아이가 아니라 남자로 존중해주고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아이의 세계에 깊이 들어가 본 후 아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게끔 도와주세요.”
많은 아이들이 함께 배우고 생활하는 초등 교육은 남아들의 가능성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관심분야에만 집중하며 어수선하고 산만한 남아들은 여아들에 비해 성적도 좋지 않다. 하지만 남아들에게 자신의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준다면 남아들은 결국 역전홈런을 치게 된다고 그는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발견한 남아들의 저력이자 무궁한 가능성이다.
최민준 소장은 엄마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남아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엄마가 이해하기 어려운 남아들의 행동은 남아들의 특성일 뿐 엄마의 잘못이 아니에요. 아들과 함께 엄마도 성장하고, 자책하기보다 엄마 스스로 건강해지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엄마가 정서적으로 건강해야 아들도 행복해집니다.”
자라다 남아미술 연구소 www.jara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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