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동학100주년기념전시’에 참여작가로 선정돼 전북과 인연을 맺게 된 작가 나종희는 결국 동학에 대해 깊이 천작하기 위해 작업실을 옮겨와 김제 원평에 둥지를 틀었다.
95년 정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것이 처음 전주에서 선보인 전시였고, 이후 99년 서신갤러리에서 제5회 개인전을 열며 서신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용산참사, 평택미군기지반대 등 사회적인 이슈를 꾸준히 작업해온 그는 생각지 못한 전율로 다가온 독도와 백두산 여행을 계기로 ‘산’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작가가 크게 감명 받은 것을 표현해야 보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작업을 계속할수록 표현의 한계와 답답함을 느꼈다. 그가 느낀 웅장함과 말 못할 감동을 전하기에 붓그림은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힘찬 산맥과 단단한 골조-더 강력한 물성이 필요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손도끼와 합판. 손도끼로 찍고 그라인더로 가는 ‘노동’이야말로 산이 품은 거친 에너지, 그 본질에 다가가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었고, 결과물 또한 만족스러웠다. 깊은 골과 힘찬 터치, 거대한 산맥의 힘이 느껴졌다.
그렇게 지금의 ‘산 시리즈’가 탄생했다. 그래서인지 나종희의 작품에는 휙 지나칠 수 없는 무게와 존재감이 있다. 대자연의 ‘숭고미’를 담아내기 위해 흘린 그의 피땀이 헛되지 않은 듯하다.
■ 전시명 : 서신갤러리 초대전 나종희 ‘산 산 산’
전시기간 : 11월 6일 화요일까지
전시장소 : 서신갤러리
문의 : 063-25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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