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수학학원 교육기고

중등 수학에 입문하는 학생들이 자주 질문하는 상담

멋지고 아름다운 수학 VS Goal 때리는 수학

지역내일 2012-11-06

Q. 이제 중1이 되는데요. 5학년 때부터 학원에서 공부해서 중3학년 1학기까지 선행을 했습니다. 교재는 개념원리, 체크체크, 우공비(표준편), 쎈수학으로 문제풀이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이대로 선행을 나가는 게 맞나요? 아님 자기 학년 심화를 하는 게 맞을까요?


A. 중학수학은 수학이라는 학문을 처음으로 배우는 사실상의 첫 단계입니다. 초등 수학은 최소한의 계산능력을 함양하는데 일차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수학’이라기보다는 ‘산수’에 가까운 측면이 많습니다. 지금 위의 학생의 경우 수학이라는 전반적인 체계를 만족스럽게 구축하기 위한 계획수립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수학적 잠재력을 주입식, 암기식, 기계적인 학습의 영향으로 개별 문제들에 대한 ‘미시적인 해결능력(microscopic)’의 기교는 비교적 뛰어나지만 수학 전반에 대한 ‘거시적(macroscopic) 사고능력’을 상당히 취약합니다. 따라서 수학을 잘하려면 ‘기능적인 측면’과 ‘사고하는 능력’을 동시에 겸비해야 하며, 이 총화가 바로 ‘진정한 수학실력’이 되는 것입니다.


위에 나열한 문제집들은 “이것만 풀면 중학수학은 끝난다.”는 성격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다만 최소한 이 정도는 풀어봐야 한다는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난이도를 풀더라도 완벽하게 이해한 후 그 다음에는 보다 높은 단계의 과정을 통하여 수학의 깊은 세계를 계속 탐구해 나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무차별적인 진도빼기가 얼핏 보기에는 앞서나가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나 수학학습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상급 학년의 교과 과정을 문제풀이 위주로 숙달시키는 방법은 최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학생의 공부방법과는 먼 이야기입니다.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시키고 그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이며 충분한 연습문제를 거치고 개념 확장을 통해 사고하는 힘(power)을 키워나가는 것이 수학공부의 정도(正道)입니다.


Q. 아이가 초등6학년 입니다. 자기 학년 심화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요. 6학년 진도까지만 나간 상태입니다. 초4학년 때부터 초5학년까지 외국에서 살다 와서 진도를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요. 지금은 자기 학년 심화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교 시험은 거의 틀리지 않는 편입니다. 초등 과정은 에이급, 최고수준, 최상위까지 했습니다.


수학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고민스러운 부분은 에이급문제집의 A step의 문제를 풀 때, 시간제한을 두고 풀이하는 게 맞는지, 자기의 모든 머리를 짜내어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두는 게 맞는지에 대한 점입니다.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몇 날 며칠이 걸리더라고 풀도록 놔두면 언젠가는 다 풀어내긴 합니다. 근데, 매우 오래 걸린다는 점이 문제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식의 연습은 각종 시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시간제한을 두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는 게 좋을까요? 또한 이과를 진학할 예정인데 선행이 전혀 안되어 있어서 너무 걱정입니다. 지금부터 진도를 많이 빼놓아야 하나요?


A.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Read(독해력) → Understand(이해력) → Formulate(수식화) → Solve(해결능력) → Calculate(계산하기) → Answer(검산하기)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보통 난이도 높은 고 배점 문제를 풀이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적인 안배 측면에서 본다면 독해력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즉, 문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바로 간파하지 못해서 많은 시간을 생각하는데 소요하게 됩니다. 수학의 근원적인 실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본다면 한 문제를 풀이하는데 몇 날 며칠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풀어보려는 자세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학부모님께서 지적하셨던 부분처럼 시험 앞에서는 달리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제아무리 수학의 이해도나 실력이 튼실하게 갖춰져 있더라도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이하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면 결과적으로 아이의 실력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소에는 전자의 학습 방법을 권고하지만 시험에 임박해서는 동일한 성격의 유사한 문제를 놓고 엄격하게 시간제한을 두고 반복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과를 진학하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은 비단 ‘진도’의 문제는 아닐 것 입니다. 아이의 수학적인 능력 그리고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마인드와 수학 실력이 갖춰졌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지 우후죽순으로 많이 뺀 진도 덕택에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닙니다. 낭설처럼 퍼지는 “이과를 진학하면 대학가기가 쉽다 더라.”는 식의 접근은 더더욱 위험한 선택입니다. 문과든 이과든 최상위권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수학입니다. 나간 진도 보다 얼마나 ‘아는가’에 초점을 맞춘 진행이라면 진로 선택에 있어서 훨씬 자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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