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몸이 보내는 SOS
최상범 원장
주부들은 흔히 어깨가 뭉치거나 머리 혹은 허리가 아프고, 눈이 뻑뻑하고, 뒷목이 뻐근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되고, 손발이 차고 저린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있다. 양의에서는 내시경으로 들여다보고, MRI를 찍어도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분명히 내 몸 어딘가는 아프다. 괜히 꾀병으로 의심받는 것 같아 서럽고 우울하기까지 하다. 쉬면 좋아졌다가 어느 순간 찾아오는 아픔이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흔히 화병이라 불리는 원인불명의 만성통증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정신력의 문제라며 병증을 참고 숨기거나, 나이 먹어 그렇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만성통증을 방치하면 몸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신경계와 뇌세포에 손상을 가져와 치매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하니 우습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약침으로 다스리는 통증 치료
서연한의원의 최상범 원장은 “한의에서는 심신을 흐르는 기가 있다고 보는데 화병은 기전이 막혀 생기는 기울 증상이다.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고 기가 통하지 않으면 아프게 된다. 약침으로 기를 뚫고 이완시켜 골고루 기가 순환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로 생기는 기울은 신체의 리듬을 깨뜨려 면역력이 저하되고 통증을 유발한다. 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염증은 조직을 붓게해 옆 조직을 건드리고 통증을 느끼게 한다. 이때 여러 가지 약침과 한약을 사용해 몸을 회복할 수 있다.
오십견, 무리한 운동, 직업병으로 인한 통증은 며칠 쉬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하루 아침에 생활패턴을 바꾸기란 어렵기 때문에 병을 키우게 된다. 벌의 독을 정제해 만든 봉약침은 강한 경혈자극을 오래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독치독(以毒治毒)의 원리로 독으로 독을 치료한다는 원리다. 침 맞은 부위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자가면역기능을 높여 염증을 없애준다.
민간에서는 봉침이라고 벌의 침을 직접 찌르기도 하는데 심각한 부작용으로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봉약침은 벌침에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도 안전하게 맞을 수 있는 정제된 약을 사용한다. 봉약의 안정성은 실험으로 확보하였으며 사용량을 늘려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류마티즘으로 손가락 마디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봉약침을 마디에 직접 주입해 치료한다. 처음엔 많이 아프지만 밤새 잠 못 이루게 하는 고통을 줄여주기 때문에 맞아본 사람은 봉약침을 다시 찾는다고 한다.
산삼침은 기를 보강하는 기능이 탁월한 산삼의 유효성분을 직접 혈관에 투입함으로써 적은 양의 산삼으로 큰 효과를 보도록 한다. 기를 보하면 진액이 생성되어 면역력이 강화되며 질병예방, 기력회복, 항암작용 등이 임상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에도 활용되며, 성장기 아이들의 체질개선, 과로로 힘든 수험생과 직장인, 주부들의 원기회복에도 좋다.
양의로 못 고치는 병도 한의로 치료한다
양의에서 사용하는 기계들은 염증이나 파열 등 구조적인 문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찾기 어렵다. 환자는 아픈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니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된다.
“목에 무언가 걸리고 음식을 잘 넘기지 못하는 증상으로 양의에서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은 한 여성은 한의에서 매핵기로 진단받았다. 매핵기는 매실씨앗이 목에 걸린 것처럼 가슴에 맺힌 증상이 목까지 올라오는 답답한 가슴 통증이다. 이런 경우 내재적인 스트레스가 있는데 상담 중에 이를 숨기면 치료가 어렵다. 오랜 세월에 걸쳐 기혈이 막혀 생기는 경우가 흔하지만 사업에 실패하는 등,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기울이 생기면 몸도 아프지만 마음도 우울해진다. 이때 사향침을 가슴에 놓으면 기가 뭉친 경우 무척 아프다. 그래서 사향침은 진단용으로도 사용되는데, 치료가 진행되면서 울체된 기가 해소되면 사향침 시술시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된다. 약침으로 막힌 기운을 뚫어 주었다면 한약은 순환하는 기혈을 보충하여 치료를 마무리하게 된다.”
선조들은 심장에 생각이 있다고 믿었고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하였다. 마음과 몸은 기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마음을 바꾸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 기울을 다스리는 침은 놓는 시간이 길어 대화하며 마음을 풀어주는 심리치료도 병행하여 신체치료 효과를 높인다. 이런 경우 주부들보다 남자들이 더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고 한다. 마음을 바꾸기가 어려우면 반대로 몸의 증상을 완화시켜 마음을 밝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기의 선순환을 이루어 내는 것이 한의에서 말하는 진정한 치료이다.
도움말 서연한의원의 최상범 원장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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