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녹색생활실천 전국대회 우수상 받은 고양시 그린리더 2세 모임
“환경사랑엔 세대가 따로 없어요”
“엄마가 먼저 환경 활동을 시작했고 저는 중2때부터 본격적으로 했어요. 처음엔 에너지 문제부터 알게 됐는데 계속 해보니 대기 오염 문제도 보이고 또 다른 문제도 보였어요. 해결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관심 폭이 더 넓어져서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됐어요.”
(백양고2 신다연 양)
환경운동가 2세대들의 모임
지난 4일 충남 부여군에서 ‘2012 녹색생활실천 전국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녹색생활실천 전국대회는 환경부와 그린스타트네트워크가 해마다 함께 주최하는 대회다. 고양시 그린리더는 지난 3년간 올바른 멀티 탭 사용법과 인식 개선, 탄소포인트제 가입 활동 등 자율적인 에너지절약 홍보 활동을 벌여 온 점이 인정받아 우수상인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린리더는 온실가스 줄이기 범국민실천운동인 ‘그린스타트 운동’을 펼치는 시민활동가들을 말한다. 그린리더들은 온실가스 줄이기, 피서 철 녹색여행 만들기 등 녹색생활에 관한 문화 교육을 진행한다. 이번에 상을 받은 그린리더의 2세들은 고양시 그린리더로 활동 중인 고양소비자시민모임 1세대 활동가들의 자녀들이다.
거리 캠페인과 가정 방문 활동 펼쳐
고양소비자시민모임의 회원들은 소비자 문제에 관한 활동을 펼쳐왔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주제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넓혔다. 그린스타트네트워크에서 그린리더 소양 교육을 받은 후 자녀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 특히 에너지 문제에 집중해 캠페인을 펼쳤다. 은행과 관공서에 찾아가 실내 온도가 적정한지 체크하고 에너지 절약 스티커를 붙였다. 상가에 찾아가 네온사인을 절전효과 높은 LED등으로 교체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또래 친구들의 가정에 방문해 와트맨이라는 기계를 들고 가 가전 기기의 전력 소모량과 대기전력 줄일 경우 에너지 절약 효과를 눈으로 확인시켰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전자기기인 스마트폰의 충전기와 무선공유기 전원을 멀티 탭에 꽂을 경우 아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손쉽게 전원을 차단할 수 있도록 이름표를 만들어 붙일 수 있도록 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쉽게 할 수 있도록 홍보한 점, 3년 동안 꾸준히 활동한 점이 인정받아 이번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그린리더 2세 모임은 신다연(백양고2), 장우혁(백양고1), 고현민(저현고1), 김지훈(저현고1), 유상아(화정고1), 임재혁(화정고1), 김민주(고양외고1)로 구성되어 있다.
마트에서도 환경교육
2009년 고양소비자시민모임을 결성할 때만 해도 자녀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환경 문제에 적극적인 어머니들은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고 독려했다. 아이들을 바꾼 계기가 된 것은 2010년 소비자시민모임과 동아일보가 함께 주최한 다큐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아프리카 사진전이었다. 아프리카의 굶주림 문제가 환경과 연관되어 있다는 판단에, 어머니들과 자녀들이 함께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교육했다. 자녀들에 대한 교육도 그때부터 본격화됐다.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살 때도 이산화탄소배출양, 탄소포인트제에 대해 얘기해요.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 그만 좀 하세요’ 이러면서도 하나씩 눈을 떠갔어요.” (저현고1 김지훈 군 어머니 서승현 씨)
마트에 가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한 다음 포인트를 모아 서점에서 책을 샀다. 생활 속 환경 교육이었다.
잡상인 취급에도 멈추지 않아
대장천에 발효흙공을 던져 하천 정화에 힘을 보태고, 에너지 절약에 관한 홍보를 꾸준히 하면서 자녀들은 점차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저마다 다니는 학교에서 환경 동아리를 만들어 전파했다. 한 학교에서 행사를 열 때면 모두 찾아가 캠페인을 벌였다.
유상아(화정고1) 양은 “많은 이들이 대기전력에 대해 몰라서 충격 받았다”고 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갈 수록 생활이 달라져갔다. 전에는 무심코 꽂아 두었던 플러그도 다 뽑고 전기도 끄고 다녔다. 요즘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에너지 효율에 대한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심지어 도서관이나 관공서에서도 (적정 온도 기준을) 안 지키는 경우가 많아요.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왔으니까 3세대나 후배들까지 알려주면서 계속 이어가면 공동체적으로 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현고1 고현민 군)
어려움도 많았다. 추운 날 저녁 시간에 덜덜 떨면서 캠페인 했던 일, 절전 스티커 붙이러 간 가게에서 잡상인 취급 받은 일도 있었다. 그런 경험이 내공을 쌓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장우혁(백양고1) 군은 “남들 앞에 서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대회 날 발표할 퍼포먼스 준비에서 재미도 느꼈다.
청소년 환경활동가로 변신한 2세대들
환경 문제에 에너지 절약까지 홍보하느라 바쁘지만 학업도 놓치지 않았다. 그린리더 1세대 서승현 씨의 아들 지훈 군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후 오히려 성적이 올랐다.
“지훈이는 환경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요. 다른 곳에 다녀오면 피곤해서 자는데 이번 대회 준비할 때는 활동하느라 빠진 시간만큼 보충을 한 후에 잠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반 강제적이었지만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리더십도 자라고, 사고하는 면이나 여러 가지로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린리더 1세대 교육 강사인 최정순 씨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이 변화한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엄마들이 하자고 하면 마지못해 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활동이나 대회 내용을 설명하면 기꺼이 참가해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부분이 가장 큰 성과이자 보람이에요. 아이들이 흔쾌히 오케이 하는 것이 가장 기뻐요.”
문의 고양소비자시민모임 031-974-1316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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