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엄마, 우등생 딸·아들

지역내일 2012-11-02


   행복한 엄마, 우등생 딸·아들


                                                                                               


  가정 불화는 성적 때문?


  최근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가장 고민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의 학생이 성적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연히 성적이라고 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가족의 행복’이었습니다. 고민되는 것은 성적인데 원하는 것은 가족의 행복이라…. 학생들은 자신의 낮은 성적 때문에 가족간에 불화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적을 비관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는, 너무도 가슴 아픈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성적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 했다니…, 그걸 내가 몰랐구나’라는 어느 아버님의 뒤늦은 후회를 마냥 남의 일로만 돌려서는 안됩니다. 52%의 학생들이 매일매일 학교가기가 싫고, 무려 13%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의 유혹을 받은 적인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기주도 학습인가, 엄마주도 학습인가?


  학습 매니저로 나선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자녀의 성적 향상을 보장한다고 믿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공부 더 많이 시키기’ 경쟁에 나서 자녀들을 뺑뺑이 돌리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특별한 학습 효과를 홍보하거나 부모 사이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면 주저 없이 덥석 물어 버립니다. 사교육의 엄격한 학습 관리와 엄마들의 치밀한 통제가 결합하면 일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좁은 범위에서 낮은 수준의 응용문제가 출제되는 저학년 시험에서는 어느 정도 통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서 배울 내용이 많아지고 수준이 높아지면 수동적인 학습은 곧 한계에 다다릅니다. 더군다나 수능이나 수리논술처럼 깊은 수학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시험에는 도저히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과도한 학습 노동에 내몰린 학생은 결국 남의 도움 없이는 공부할 수 없는 수동적 학습자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부모 우월주의의 폐해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취미 생활도 줄이고 열심히 돈을 번 아빠나 사회 생활을 포기한 채 아이의 학습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선 엄마의 의도와는 다르게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의 성적은 갈수록 떨어집니다. 사춘기를 거치면서 점차 반항의 정도는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강해집니다. 부모와 자식의 근본적인 관계는 이미 온데간데 없고 가정의 평화는 깨진지 오래입니다.
  공부를 게을리하는 아이를 대하면 대부분의 학부모는 열심히 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야단칩니다. 공부를 게을리 하는 원인이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에 대해 들어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용기를 내어 표현해보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의 투정으로 무시당합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줘야 할 부모가 정작 원인 치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적이 떨어졌을 때도 너무나 쉽게 화를 냅니다. 아이가 좌절할 지도 모르니 위로하고 격려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드물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적을 회복해도 여전히 불안해서 오히려 더 많은 학습 노동을 강요합니다.


  존중받는 아이는 자존감이 높다


  부모 욕망의 대리 실현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의 장래를 위한 공부에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의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강사와는 달리 부모만이 할 수 있는 본래의 자기 역할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학습 노동에 시달리며 질책을 받는 학생들은 화목한 가정에서의 따뜻한 격려를 절실히 원합니다. 이렇게 부모에게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존중받아온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습니다. 귀중한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서서히 스스로 공부하는 길을 찾아나갑니다. 인생 선배이기도 한 부모에게서 세상살이 경험과 많은 정보를 얻은 아이는 부모와 함께 자신의 진로를 탐색합니다. 부모가 지켜주는 행복한 가정을 미래에 그대로 닮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결국 건강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가족관계에서 의욕을 얻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반면 부모의 욕망이 지배하는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의존하며 스트레스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결국 타인의 통제와 감시 없이는 공부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져 버립니다. 아이의 행복을 누구보다 바라는 부모의 무분별한 욕심이 결국은 자녀를 버리고 가족관계마저 파탄시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고 마는 것입니다.


  동등한 자격으로 공부 규칙 합의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리 설교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공부의 필요성은 강요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입니다. 어느 세월에 학생 스스로 그런 필요성을 느끼게 되겠냐고 조급해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본인의 욕심에 따라 성급한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한 해 한 해 커갈수록 생각의 크기도 커집니다. 20년 동안의 강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싹이 터 잎사귀가 열리고 줄기를 뻗으며 굳건한 뿌리를 갖춰나가는 길고도 험난한 과정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서서히 자라가는 희망의 싹을 짓밟아버리면 안됩니다. 한번 망가지고 나면 회복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사교육에 대한 선택은 부모와 자식이 동등한 자격에서 심사숙고하여 규칙을 정해야 합니다. ‘부모가 아니라 철저히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사교육을 시작한다’, ‘학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최소한 1주일은 다녀본 다음 최종 선택을 한다’, ‘학원가기가 싫어질 때는 그 교육방식이 개인에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또 다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한다’ 등등.


  행복한 부모를 보며 열심히 공부한다


  매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고3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하면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어머님들의 인생이 행복해야 아이의 성적이 올라간다.” 사회 생활이든, 취미 생활이든 정신없이 바빠서 자녀의 성적에 민감할 틈도 없는 엄마를 둔 아이들중에 우등생이 많습니다. 너무 신경을 안 쓴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현재의 학생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상담을 위해 매주 수요일 3시 ‘녹차 한 잔’ 학부모 그룹 미팅을 실시합니다. “대학 입시와 수학 공부에 대한 모든 고민”을 함께 합니다.
  
최 재 용 원장
서울대 졸업
20년간 대학 입시 지도                                                                                               
베리타스룩스메 원장                                                                                               
교육문의 031)911-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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