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대표 질환 ‘비염’

소아 비염, 빠른 치료보다 바른 치료를

지역내일 2012-11-01

공해영(가명)씨의 두 딸은 비염으로 몇 년째 환절기마다 한 달에 보름이상 약을 달고 지낸다. 좋아지는가 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일쑤, 여기저기 병원을 다니며 전전긍긍하는 날이 이어졌다.
부모는 아이들이 ‘감기에 잘 걸려서’ ‘기관지가 약해서‘라고 원인을 단순하게 바라봤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는 빨리 자매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항생제 등을 이용한 빠른 증상치료에 의존하고 있었다. 부모 또한 그들 스스로가 비염이 있는 것을 간과하면서 참고 있는 상태였다.


비염, 더 이상 어른의 전유물이 아니다 =


옆 사람이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를 내는 발작성 재채기나 콧물은 더 이상 성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강력한 계절 요인을 동반한 비염은 남녀노소 누구나 겪는 환절기 대표 질환이 됐다. 계절의 속도를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아픔을 코로 입으로 토해내는 과정을 겪으며 혹독하게 다음 계절을 맞을 채비를 하는 것이다. 그만큼 기본적인 체력이나 면역과 관련이 깊다. 
스위트 소아과 최재형 원장은 “원인 규명과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있던 공씨 가족의 경우 진단과 치료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며 “가족력과 진단결과를 이해시키고 생활환경 및 반복되는 악화요인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파악해야 했다”고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염은 70~80%의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 유아기 때 아토피 등 알러지 질환을 앓는 환자는 향후 비염환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알러지 비염은 내부적으로는 유전적 인자가, 외부적으로는 대기 오염 등에 인한 먼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영향을 끼친다.


소아 비염,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 완화 필요 =


성인 비염에서 상비약으로 통용되는 약물은 소아 비염에서도 용량만 조절해 준다면 사용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연령이 어릴수록 나타나는 비염 증상은 붓기에 의한 코막힘이 주를 이룬다. 이 경우 타이레놀 같은 소염계 약물로 염증을 가라앉혀 코막힘 증상을 개선시킨다.  
아이본 소아과 김동운 원장은 “코막힘이 있으면서 코 부위에 묵직하게 막혀있는 듯한 느낌이 있을 때는 발을 따뜻하게 하거나 반신욕, 또는 스팀을 줘서 점막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제는 오랜 기간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기 쉬운 약물이므로 약물보다는 코 세척과 스팀, 마스크 착용 등의 물리치료를 중심으로 증상 개선을 도와야한다”고 조언한다.  
스위트 소아과 최재형 원장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와 조절을 해주는 것이 일차적이지만 일단 증상이 생기면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좋다”며 “단,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한 가지 약에 의존하기보다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정도를 조절해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튜브를 코에 넣어 시행하는 흡인법을 가정에서 사용할 경우 식염수 등으로 기구를 잘 세척하고 코 점막 부위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 범위내에서 흡인을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조언한다.


비염 치료, 속도보다는 정도를 선택해야 =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하는 알레르기비염 예방관리 수칙은 비염환자들이라면 한번쯤 마음에 새겨야 할 사항이다.
먼저, 환절기에는 아침저녁 식염수를 이용해 코 세척을 하는 것이 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 후 손을 잘 씻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주의해야 한다.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원인 항원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비타민 섭취와 가습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담배연기나 스트레스, 매연 등 비염 유발요인에 노출되었을 때는 반드시 샤워와 코세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공씨 가족은 이제 환절기에도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가끔 컨디션의 변화가 올 즈음에 신속히 병원을 찾아 몸 상태를 점검하고 조기에 조절한다. 가벼운 치료와 점검위주의 관리만 하는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비염은 질병에 대한 이해의 부족, 성급한 치료, 환자에 대한 조바심 중 한 가지만 있어도 만성으로 가기 쉽다. 특히 소아비염 환자에 있어 장기적인 치료 과정을 설계하는 것은 치료만큼 중요하다. 
도움말 : 스위트 소아청소년과 최재형 원장. 아이본 소아청소년과 김동운 원장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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