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대여섯 가닥을 거꾸로 잡고 반으로 나눠. 그런 다음 양손 손날을 맞댄 후 짚을 꼭 누르고 손에 올린 짚가닥을 살살 비벼봐. 자 이렇게 하면 새끼가 꼬여지지? 어때 신기하지?”
지난 25일 수암동 안산초등학교(교장 이완섭) 운동장에서 동네 어르신의 새끼꼬기 교실이 열렸다. 새끼꼬기 뿐만 아니라 운동장 구석구석엔 석기시대 움집 만들기, 뻥튀기, 소원지 나무, 아카시아 파마하기, 널뛰기,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놀이 마당이 펼쳐졌다. 25일과 26일 이틀동안 안산초등학교 도서관 봉사 어머니회 ‘책나래’(회장 김은주)와 안산초 학부모회(회장 박수빈)가 마련한 ‘제5회 해누리축제’가 열린 것이다.
동화책과 연관된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하고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한 책 축제에는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책나래 김은주 회장은 “매주 책나래 엄마들이 교실에서 책을 한 권씩 읽어주는데 올해 책 축제는 그 책 속에 등장한 놀이나 주제를 응용해 체험 부스를 만들었다”며 “5월부터 압화 코너를 위해 꽃을 따다 말리고 기획하면서 힘들었지만 오늘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고단함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안산동 주민들의 참여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안산초등학교의 주변은 아직 마을 공동체가 살아있어 학교일에 자신의 일처럼 나서는 주민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새끼꼬기 코너를 맡은 한 어르신은 “내가 이 학교를 졸업하고 우리 아들도 안산초등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인데 학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참가해서 도울 생각이다”고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한편 책 축제에는 다양한 체험행사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연극도 공연됐다. 책 원작을 연극으로 제작해 독서 문화 확산을 이끄는 ‘이야기꾼의 책공연’팀이 ‘낱말공장 나라’를 공연한 것이다. 오브제와 아카펠라, 마임으로 이뤄진 공연을 본 학생들은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고 탄성을 지었다.
안산초등학교 신희정양은 “잘 안 만져보던 짚을 만져보고 움집 짓기도 재미있었고 책으로 연극을 만든 공연도 신기하고 좋았어요. 다음에 책을 읽으면 어떤 놀이를 해 볼까 상상하고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1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안산초등학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산초 이완섭 교장은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는 채워질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진행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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