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술자리에 가면 ‘구구팔팔이삼사’하면서 건배제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아흔아홉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앓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은 건배제의다.
평균수명이 늘어 오래 살다보니 암이나 치매 같은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병에 걸려 오랫동안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나이가 들어서도 그런 병에 걸리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런 예고나 준비도 없이 훌쩍 떠나기에는 너무 서운하니, 한 이삼일 정도 보고 싶은 사람들 만나보고 하고 싶은 말 하고 그렇게 정리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삼일 거동을 못하고 죽었다고 해서 그것을 ‘병사’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지나친 것 같다. 이런 경우는 ‘병사’라기보다는 천수를 다한 ‘자연사’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삶의 과정을 ‘생노병사’라고 표현을 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늙으면 병들어 죽는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잘못된 표현같다.
유한한 생명을 가진 사람이 태어나서 살다가 늙으면 생명력을 다 소진하고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따라서 생·노·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마치 나무가 다 타서 불꽃이 꺼지면 고스란히 숯의 형태로 남는 것처럼)그러나 병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아직 생명력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원인에 의해 생명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나무가 타다가 다 타지 않은 상태에서 바람이 불거나 비를 맞아 도중에 불이 꺼져 버린 것처럼) 따라서 자연스런 삶의 과정은 ‘생노사’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구구팔팔이삼사’는 삶을 ‘생노병사’가 아닌 ''생노사’로 마무리 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병에 걸리지 않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이고, 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병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병이란 무엇인가?
한의학에서는 병을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외감(外感)이고 하나는 내상(內傷)이다.
외감이란 풍 한 서 습 조 화(風 寒 暑 濕 燥 火)에 의해서 생긴 병을 외감이라 하고
내상이란 음식(飮食) 칠정(七情) 노권(勞倦) 방노(房勞)에 의해서 생긴 병을 내상이라 한다.
맑은숲십장생한의원 강진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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