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카메라, 여기 다 있네"

여명 카메라박물관, 전주 한옥마을에 개관 … 작은 공연·향긋한 차는 덤

지역내일 2012-11-01
도심 복판에 있으면서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주 한옥마을. 매년 3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전북의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전주의 맛과 멋, 소리가 곁들어져 예향의 면모를 지켜가는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옥마을 한 켠에 세계 희귀 카메라를 볼 수 있는 아담한 새 명소가 들어섰다. 명창 김일구-김영자 명창이 세운 ''온고을 소리청''과 한 마당을 쓰는 곳에 ''여명 카메라박물관''이 그곳이다. 185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 만든 카메라 300여 점이 전시 돼 있다. 



영국에서 1850년대 만든 칩차이즈 카메라와 1900년대 초반 가장 인기를 모았던 ''센더슨 레귤러'', 미국산 뷰 카메라 등 하나같이 시중에선 구경하기 힘든 카메라들이다. 주름상자를 접으면 핸드백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1907년산 코닥카메라, 첩보영화에 등장하는 독일산 스파이 카메라도 진열된다. 80여 평 전시관에 진열된 카메라는 단순 전시용이 아니다. 지금도 필름만 넣으면 작동되는 진짜 카메라들이다.
박물관 한재섭 관장이 유럽, 일본, 홍콩 등 세계를 돌면서 수집한 애장품들이다. 화가인 한 관장은 2000년 초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2년간 머물면서 카메라를 모으기 시작했다. 한 관장은 "인맥을 통해 구하기도 했고 차량으로 수 시간씩 걸리는 시골 앤티크숍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다가 독특한 디자인의 카메라를 수집하게 됐고 ''좋은 물건이 나왔다''는 정보만 들으면 카메라를 찾아 각국을 누비기도 했다. 카메라 국적이 세계 각지인 이유다. 수집한 카메라 중에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도 있다. 
박물관엔 또 제작된 지 100년이 넘는 축음기가 전시돼 있다. 물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진품이다. 한 관장이 모은 1만 장 이상의 LP판도 여전히 음악을 선사한다. 지난 9월 전주소리축제기간엔 축음기를 이용해 팝송과 피지 원주민의 민속음악을 틀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시 공간 뿐만 아니라 박물관 곳곳에 숨겨 놓은 작은 이벤트가 소소한 재미를 더 한다. 카메라 모양의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12월 중순까지 박물관에 보관한 뒤 성탄절 전후에 발송하는 특별한 선물도 마련돼 있다. 소규모 공연장에선 판소리 공연은 물론 영화감상도 가능하다. 입장료(3000원)를 낸 관람객에겐 향긋한 차를 제공한다. 오전 10시~오후 10시 개관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 (063)232-5250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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