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서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어교육보다 영어교육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익히면 더 많은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연구한 논문을 세계에 발표할 수 있어 우리나라 기술이 인정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영어교육을 우선시하면 우리의 얼이 숨어있는 국어교육이 등한시 되고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영어교육보다는 국어교육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고 전문적인 지식을 넓히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안산시 중앙도서관에 개최한 독서토론대회에 참가한 초등학생의 열띤 토론 내용이다. 토론회 열기는 토론이 열리는 대회장뿐만 아니라 응원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토론대회를 지켜보던 응원석에서는 멋진 논거를 들어 상대방의 의견을 반박할 때는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상대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땐 아쉬운 한숨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올해 토론 대회에 주어진 논제는 두 가지. 중고등학생들은 설흔의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를 읽은 후 ‘정조의 문체반정은 전통적 문체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는 논제로 토론을 벌였으며 초등학생은 배유안의 ‘초정리 편지’를 읽고 ‘현대는 국어교육보다 영어교육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한 팀당 3명으로 구성된 토론 팀은 토론에 앞서 찬성과 반대 입장을 추첨을 통해 결정한 후 각각 입론과 반론, 재반론, 마무리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자는 찬성 측 입장일지 반대 측 입장을 주장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양측 주장에 알맞은 논거들을 준비해야 한다.
이날 토론대회에서 초등부 은하수팀(서현수,강다연,남정현), 중등부 질풍노도팀(고낙원, 이나영, 배소현), 고등부 불토팀(서민주, 김민정, 박예나)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올해 독서토론대회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대회에 참가한 팀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며 지난해 입론과 반론으로만 구성됐던 형식도 ‘숙의’시간과 재반론 기회를 줘 생동감 있는 토론이 되도록 만들었다.
토론대회에 참가한 조태익(강서고 1학년)학생은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우정도 쌓을 수 있어 좋았지만 책을 읽고 토론하는 만큼 책이 포함한 다양한 논제를 참가자 스스로 개발하고 원하는 논제를 갖고 토론할 수 있는 좀 더 열린 형태의 토론대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이미영 열람계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토론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토론이 꼭 자신의 주장만을 옳다고 내세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남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토론대회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논리를 세우고 건전한 토론문화를 만들어 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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