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유한식 세종시장 - “세종시에 청와대 집무실, 국회 분원 설치해야”

이주공무원 주거문제 시 차원에서도 총력 지원 “투자유치·재원확충 위해 세종시 특별법 개정해야”

지역내일 2012-09-26


“세종시의 재정을 늘리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현재의 세종시 특별법은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인터뷰 내내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청와대 집무실과 국회 분원에 대해서도 단호한 어조로 설치를 강조했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4년만에 세 번의 군수와 시장을 거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 재보궐선거로 연기군수로 당선된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 2012년 연기군이 세종시로 바뀌면서 새로 선거를 치러 첫 세종시장으로 당선됐다.


- 국무총리실 6개 부서가 17일 업무를 시작했다. 세종시대 개막의 주역으로 우선 감회를 듣고 싶다.
마침내 역사적인 세종시로의 정부청사 이전이 시작됐다. 지난 10여년동안 어려움 끝에 본격적인 행정수도의 첫걸음을 내딛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
감격스럽고 경사스런 정부청사 이전을 통해 차질 없는 세종시 건설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이를 계기로 더 이상의 논란 없이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키우기 위해 온 힘을 모아야 한다.


- 국무총리실 공무원들과 만났을텐데 어떤 얘기를 나눴나.
낯선 곳에 오다보니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아예 이사를 온 사람부터 출퇴근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예전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해본 적이 있어 심정은 이해를 한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문화시설 부족 등을 지적하더라. 하지만 발상을 바꾸면 된다. 여유공간이 많은 만큼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등산할 수 있는 좋은 산도 주변에 많고 자전거도로도 충분히 만들어져있다. 서울생활과는 다른 주말농장 등 농촌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많다.


- 무엇보다 이주공무원의 우려는 주거나 교육 등에 있는 것 같다. 시 차원의 대책은 무엇인가.
수정안 때문에 아파트 건설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시 차원에서 이주공무원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빈 아파트나 원룸, 단독주택, 농가주택 등 거주가 가능한 주택들의 정보를 조사하고 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도 추가로 짓기로 한 만큼 곧 해결될 것이다. 그 외 병원 등 기반시설은 모두 밝힐 수 없지만 이미 계획이 잡혀 곧 추진될 것으로 알고 있다.


- 세종시는 단순한 행정도시를 떠나 국토 균형발전의 상징이다. 세종시대 개막의 의미를 듣고 싶다.
중앙행정 심장부인 국무총리실의 이전은 역사적인 ‘정부 세종시대’는 물론 명실상부한 행정수로서의 기능을 시작하게 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국가 백년대계의 실현을 위해 추진된 만큼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활기찬 박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


- 서울-세종의 행정 이원화로 비효율의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청와대와 국회 기능의 세종이전이 주요 과제로 나오고 있다.
행정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세종시에 청와대 집무실과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여야가 이를 놓고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세종시는 최근 세종시특별법 등 관련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유와 개정방향을 듣고 싶다.
세종시 정상건설을 위해선 무엇보다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균형발전과 투자재원 유치 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보통교부세 재정특례 강화, 국고보조율 상향, 예정지역 학교용지부담금 행특회계 부담, 공공시설 일정기간 국가직접관리 등 재정확충과 재정부담 경감을 위한 법령개정이 절실하다.
앞으로 정치권과 중앙부처에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연내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행정타운이 들어서는 예정지역과 기존 조치원읍 등 편입지역간의 균형발전이 과제다. 대책은 무엇인가.
세종시는 정부기관 이전하는 예정지역과 함께 주변지역, 편입지역 등으로 도시내에서의 균형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권역별로 특성에 맞는 균형발전계획을 추진, 편입지역에 대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유망기업, 대형병원, 대학 등 핵심시설 유치, 과학벨트 연계 도시활성화와 대전 충남북 등 인접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지원체계도 마련하겠다.
이와 함께 균형발전 실천과제 발굴을 위해 ‘미래전략기획단’을 발족, 그동안 논의한 모든 발전과제를 종합 정리하는 등 시 균형발전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


- 최근 세종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활력있는 농촌건설’이 예산편성 우선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세종시 출범으로 농촌지역의 변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아직도 많은 세종시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근교농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농민은 높은 가격에 농산물을 제공하고 도시민은 싼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곧 농협 대형판매장이 세종시에 들어설 것이다.


- 도시의 자족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다. 해법은 무엇인가.
세종시가 출범한지 80여일이 넘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세종시에 걸맞는 자족성을 충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 특별법 개정을 통한 대학 병원 등 도시핵심시설의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각종 투자유치 조례를 마련, 균형개발을 위한 통합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 제도적 정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 세종시내 인구유입과 일자리 창출 등 파급효과가 큰 우량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트라 등과 연대해 해외투자 설명회, 인적 네트워크 구축, 국세와 지방세 감면 등을 통해 해외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현 정부의 수정안 논란으로 세종시 건설일정이 전반적으로 늦어졌다. 대책은 무엇인가.
2004년 ‘신행정수도 건설 예정지 확정’ 발표 이후 헌재의 위헌결정, 후속사업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결정, 세종시 수정추진 및 무산 등 숱한 논란을 거친 뒤 세종시가 출범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책사업이 백지화 위기에서 행정도시 출범까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세종시가 지난 7월 1일 출범했고 9월 17일 국무총리실 이전이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세종시가 정상적인 건설의 발판이 다져졌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나간다면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탄생할 것을 확신한다.


- 최근 선진통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당을 옮긴 이유에 대해 듣고 싶다.
출범이후 60여일 동안 초대 세종시장으로서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세종시의 정상적인 발전에 대한 우려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세종시는 현재 턱없이 부족한 재정수요, 국내외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세감면제도 및 인센티브 미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서의 지원을 위한 근거법령 부재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사안은 국회와 정부가 힘을 갖고 있는 정치력으로 해결돼야 하는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오직 세종시를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 아파트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주공무원과 함께 오는 주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아파트 베란다 취미농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생활에서 농촌으로 오는 만큼 친환경적인 베란다 농업을 시 차원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꽃이나 농작물을 베란다에서 가꾸면 가습기가 필요없다. 일단 100세대 정도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해보고 결과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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