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이과 결정을 놓고 2학년 올라오기 직전까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제가 원래 생각하던 이과로 결정했죠.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문과와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좀 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건축이나 사진매체를 다룰 때 이과에 대한 지식이 탄탄하다면 그런 방면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스토리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우주인 이소연씨에 대한 영상을 찍는다면 분명 이과를 전공한 제가 문과를 전공한 사람들보다 좀 더 나은 작품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랜 고민으로 더욱 굳어진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이동주(2 이과)양. 다재다능한 명랑소녀 동주양의 스토리를 공개한다.
자연스럽게 접한 예술, 전학으로 배운 사회경험
동주양은 부모님의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어머니, 그리고 유난히 사진 찍기를 좋아한 아버지는 블로그가 없던 80~90년대부터 이미 어디를 가나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순간을 포착해왔다.
“엄마의 미술에 대한 흥미와 아빠의 실천을 그대로 제가 물려받았나 봐요. 그림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즐겁고, 어릴 때부터 사진을 많이 찍어서 의미 있는 게 있으면 뭐든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렇게 예술의 재능을 키워오던 동주양은 중학교 때 과고를 준비할 만큼 성적도 뛰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울산에서 서울로 전할 온 동주양. 낯선 서울에서의 학교생활이 처음엔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이내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 나갔고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서울로 전학 와 적응하면서 누구를 만나든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매너를 배우게 됐고, 낯선 환경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 여유로움 또한 터득하게 됐습니다.”
어른스러운 동주양의 말이다.
과학도, 새로운 꿈을 정하다
자신이 원하는 과고진학은 못 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교내 과학실험동아리인 퀴리(Curies)의 단장으로 열심히 활동을 펼쳐갔다. 30여 명의 팀원을 이끌며 교내 과학창의력대회에서 1학년 때에는 2위를, 올해에는 1위를 수상했다.
동주양은 “과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창의력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발상의 전환을 가져볼 수 있었다”며 “또한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중요함과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학교생활과 공부를 해오던 동주양, 불현듯 ‘내가 열심히는 살고 있는데,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곧장 상담교사를 찾아간 그는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의 방향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림그리기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데......
“네가 원하는 걸 찾아보자”는 상담교사의 권유로 미술 분야에 뛰어난 흥미와 적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동주양. 자신의 재능과 적성, 드리고 학습방향을 모두 고려해 생각한 진로분야가 바로 ‘건축’이다.
목표를 위한 첫걸음, 축제포스터 직접 그리다
1학년 때 진행한 독서캠프에서의 경험은 새로운 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독서신문을 제작하는 캠프활동, 학생회 신입생 면접과 겹쳐 모둠 친구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채 신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뒤늦게 합류한 친구들과 함께 신문을 완성하고 동주양은 발표까지 훌륭하게 해냈다. 결국 최우수조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린 동주양은 “그때 제 발표를 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생님들 덕분에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2학년, 축제를 앞두고 명일여고 축제포스터 공모전이 열렸다. 기말고사 후 2주 동안 축제포스터 만들기에 돌입한 동주양, 그의 작품은 공모전에 당선되어 올해 명일여고 축제포스터로 사용됐다.
축제 때 상영될 UCC도 제작, 2위 작품으로 선정됐다.
현재 동주양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교내 화장실에 좋은 영어 글귀와 영화 명대사를 게재하는 것이다. 그는 컴퓨터로 찍어내는 딱딱한 문구가 아닌 배경과 정성이 들어간 문구와 그림으로 학생들이 다시 한 번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제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런 활동들이 미래의 저를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소외된 사람을 돕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동주양. 그에겐 큰 인생의 목표가 있다.
“사진도 꾸준히 찍고 싶고, 또 좋은 건축물을 짓고 싶어요. 소외된 사람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고, 나아가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또 개성 있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 개인의 개성과 삶의 목표가 잘 배어나는 그런 집을 짓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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