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에서는- 서현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지역내일 2012-10-28 (수정 2012-10-28 오후 10:51:06)


학생,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문화’ 업그레이드






지난 10월19일 서현고에서는 의미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일명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하는 서현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토론회는 학교생활 개선을 통한 긍정적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서현고의 허왕봉 교장은 토론회에 앞서 가진 인사말에서 “토론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중요한 과정이고 학생들의 비판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이후에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토론에서 논의된 내용은 학교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격려했다.
서현고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의 다양한 의견을 파악하여 개선사항에 반영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바람직한 태도 및 행동의 변화와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며, 무엇보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토론 분위기를 통해 학생 참여 문화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점을 취지로 밝혔다.
이런 목적으로 진행된 서현고의 대토론회는 교육의 삼주체인 학생?교사?학부모가 모여 대등하게 토론회에 참여한다는 점이 신선했고, 특히 학교의 발전을 위한 토론회의 주제를 학생들 스스로 정하고 준비하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비속어 사용은 캠페인으로 자정 노력, 사복착용에는 대다수 학생이 반대 의견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비속어 사용에 관한 찬?반’과 ‘사복착용으로 교칙을 개선할 것인가에 관한 찬?반’ 두 가지 논제로 진행되었으며 학생패널 2인씩 4명, 학부모 패널 2인, 교사패널 2인이 각각 주제의 찬성과 반대측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였다.
본격적으로 토론에 들어가기 전 비속어 사용에 대한 서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47.2%의 학생들이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52.8%의 학생들은 비속어 사용을 괜찮다라고 답해 비속어 사용에 대해 어른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것보다는 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속어 사용에 대해 찬성 입장을 주장한 김성민 양은 “이미 비속어가 학생들에겐 일상의 언어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친근감의 표시이기도 하고 이를 듣는 상대방도 크게 기분나빠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속어 사용에 대해 대체로 우려와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교사와 학부모 패널 중 찬성 입장에 선 패널의 생각이 궁금했다.
비속어 찬성 패널로 나선 전미란 교사는 “학생들의 비속어 사용은 치열한 경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폭력으로 표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나름의 방법이며 더 큰 분노의 감정을 희석시키는 기능을 한다. 비속어를 권장할 필요는 없지만 짧은 시간에 임펙트 있게 분노의 감정을 이만큼 처리할 방법도 없으므로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의 의견을 내놓은 정금균 양은 “비속어의 사용은 개인의 언어능력을 저하시키고, 공동체 분위기를 해쳐 수업분위기를 흐리며, 악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비속어를 쓰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의 정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비속어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역시 반대 입장을 가진 학부모 패널로 나선 강신정 씨도 “거친 언어는 대체로 거친 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비속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이 무심코 쓰는 욕의 본래의 뜻을 알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측의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속어 중 욕설을 사용하는 것에는 양측이 모두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스스로 자제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두 번째 논제인 사복착용에 대한 찬반토론.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사복착용으로 교칙을 개정할 것인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서현고 학생의 78.3%는 교복을 유지하자는 의견, 21.7%는 사복착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에 답했다. 다수의 학생들이 교복이 불편하긴 해도 사복착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생활복의 채택으로 교복의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고 사복을 착용하는데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해 공감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었다.
사복착용에 대해서는 “사복을 착용하면 경제적 차이가 외형화 돼 친구간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나 연대감 등이 떨어지며, 일탈행동의 규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반대의견이 나왔으며, 사복착용 찬성 측에서는 “교복이 신체활동을 규제하는 경향이 많아 불편하므로 학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교복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강조하면서 구글의 사례를 들어 “복장이 자유로우면 창의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토론의 과정을 통해서 살펴본 학생들은 어른들의 우려와는 달리 자신들의 문제에 비교적 객관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태도가 돋보였다.




토론으로 얻어진 결과는 학교 운영에 적극 반영
토론의 과정을 끝까지 지켜본 허왕봉 교장은 “지난해 ‘학생생활평점제’에 관한 주제로 토의했는데 이를 통해 실내화 착용하기, 인사 잘하기,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와 같은 생활의 규칙 등이 정착단계에 와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태도에 변화가 많았다”며 “오늘 토론의 주제가 결론을 내기에 적절한 주제가 아니어서 다소 흥미있고 선명한 토론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지만 학생회 주도로 짜임새 있는 토론회를 이끌 정도로 지난해보다 향상된 측면이 있었다”고 학생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현고는 학생회에서 한 달에 한번 열리는 대의원회의에서 제안된 내용이나 학부모회의에서 건의하는 의견 등도 문제가 없는 한 거의 대부분 수용하여 학교 경영에 반영하므로 교사, 학부모, 학생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서희영 리포터 tjgmldud80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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