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동메달획득한 일산고 선수들

지역내일 2012-10-26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동메달획득한 일산고 선수들
   “기술 한국의 자부심 이어가는 장인 될래요”


  
   
지난 9월 4~7일 대구 엑스코에서 47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전국 16개 도시 48개 직종의 선수 1876명 가운데 최고의 기술과 재량을 가진 장인(匠人)을 뽑는 자리다. 고양시에서는 일산고등학교 선수 6명(조적, 피부미용, 제과제빵, 요리),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 선수 2명(목공예, 옥내제어)이 참가해 김영욱(일산고 건축인테리어과3) 군이 조적분야 금메달을, 최진영(일산고 조리디자인과2) 군이 요리분야 동메달을 따냈다. 7년 만에 고양시에 금메달을 안긴 김영욱 군은 내년 6월 독일에서 열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일산고등학교(교장 송국영) 교정에서 자랑스러운 기능 장인들을 만났다.


   치수정밀도 높아 고득점 ‘조적분야 금메달 김영욱’
    수업이 끝나면 김영욱 군은 참고서 대신 벽돌을 잡는다. 조적기능반 수업을 위해서다. 특성화고교에서는 분야별로 지원자를 선별해 방과 후 기능반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으며 기능대회를 준비한다. 일산고등학교에는 요리, 조적, 제과제빵과 피부미용 기능반을 운영한다.
조적기능반을 지도하는 김진현 교사는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고 깨끗해 보이는 요리, 피부미용반은 서로 하려고 지원하는데 조적기능반은 막노동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원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욱 군은 1학년 때 조적기능반에 지원했다. 김 군은 조적 기능도 우수했지만 인내성과 성실성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김진현 교사는 “지시를 내리면 마음에는 불만이 있을지 몰라도 잘 따라준 학생”이라며 “질책을 가할 때 아니라고 대드는 성격이라면 어려웠을 텐데 잘 수용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화장실 갈 시간 아껴가며 2박 3일 작품 완성
이번 대회에서 김 군이 쌓은 조적부문 과제는 아치 형태를 포함한 네 벽의 벽돌 구조물이다. 공중을 지나는 아치 등 고난이도 구조물을 만들기까지 학생들은 조적실 한켠에서 남모르는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 최고의 기능 장인으로 인정받은 김영욱 군도 1학년 때는 벽면 쌓기부터 시작했다.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는 단일 과제로 2박 3일 동안 열렸다. 첫날에는 6시간, 둘째 날 9시간, 마지막 날 4시간 동안 작품을 만들었다. 긴 시간 같지만 막상 작품을 완성하기에는 일 분 일 초도 모자란다.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도 생겼다.
“둘째 날 3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나서 15분 정도 쉴 때 화장실을 다녀오면 되는데 영욱이가 시간을 아끼려고 안 갔어요. 밖에서 지켜보는데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고 작품 뒤에 숨어요. 쉬는 시간에 알아보니 옷에다 소변을 보고 씻어 내려고 물을 끼얹었더라고요.”
김진현 교사의 말이다. 화장실 가는 5분을 아끼려고 노력한 모습을 보고 ‘되겠구나’ 생각했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비웃음거리일지 몰라도 영욱이랑 저 사이에는 영원히 남을 성공담이 될 거예요.”


  브릭아트 예술로 인정받는 날 오기를
김영욱 군이 특히 신경 쓴 것은 수직과 수평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다. 경쟁자들의 작품은 외관이 깔끔한 데 비해 수치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치수정밀도는 점수 배당이 가장 높은 항목이다. 김영욱 군의 작품은 수직도와 수평도를 측정공구로 쟀을 때 도면에 거의 가깝게 지어졌다. 외관에서 다소 떨어진 점수를 만회해 금메달을 받았다.
김진현 교사는 “조적분야가 우리나라에서는 벽돌 쌓는 막노동으로 인식돼 있지만 유럽에서는 장식 예술품을 만드는 분야라 각광받는다”면서 벽난로와 아치벽 등 브릭아트가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인테리어 기술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김영욱 군은 내년 있을 세계기능올림픽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기능관리직으로 일하며 기능 훈련의 노하우를 전하는 것이 꿈이다.
“졸업해도 기억나는 건 기능반 선배들과 선생님들뿐일 것 같다”는 김영욱 군. “벽돌을 쌓는 일이 지루하기 보다는 빨리 완성해 결과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든다”고 말하는 김 군은 기술 한국의 자부심을 이어갈 인재다.


  요리사의 꿈으로 성큼 ‘요리분야 동메달 최진영’
전국기능경기대회 요리 분야는 모두 5가지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올해에는 총 11시간 10분 동안 애피타이저, 생선, 미트, 디저트, 창작요리를 만들어야 했다. 최진영 군은 “지난해 보다 요리의 개수가 늘어나 시간이 빠듯해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힘들었던 것은 핑거푸드라고 부르는 애피타이저였다. 핑거푸드는 칵테일이나 식전 안주용으로 먹는 미니어처 요리다. 지난 해 9개만 만들면 되었던 것이 올해에는 세 접시에 종류별로 담아야 해서 쉽지 않았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실격처리 되기 때문이다.
과제 수행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을 맞추는 것, 깔끔한 정도, 요구사항에 충실했는지 여부다. 올해 5단계 창작요리의 주제는 달걀과 유제품으로 두 가지의 조리법을 사용해 채식 요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창작 요리 안에서도 애피타이저부터 메인요리까지 만들어야 했다. 애피타이저는 치즈를 이용해 삼각형 모양의 틀에 굳혀서 빼는 요리를 만들었다. 메인 요리는 달걀을 아래 깔고 가지를 구워서 올린 다음 으깬 감자와 버섯 등을 올려 만들었다. 이탈리아식 오믈렛 프리타타다.


  2과제 조리 과제 수행 우수해 동메달
1년 넘게 훈련해왔지만 대회를 앞둔 최진영 군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훈련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작년에 비해 과제 제출 형식이 바뀌어 긴장이 더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섬세하게 요구사항을 지켜가며 요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최 군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2과제 조리 과정에 특히 신경을 써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동메달 받은 비결을 짚었다.
일산고 요리기능반에서는 기능대회에 대비해 요리의 기초부터 고급 과정까지 배운다. 썰기, 팬 돌리기 등 조리에 관한 모든 것을 차근차근 수행해 나간다. 이노순 교사는 “학교 생활을 하는데서 인성이나 생활태도, 이해 수준, 열정의 정도를 본다. 지원서를 받아 학부모 동의 후에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고 말했다. 최진영 군은 “기능 대회에 나가고 요리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