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 고등학생 두명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2012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해 화제다. 선부고등학교 3학년 공은비양과 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 2학년 전우성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지식기반 사회를 주도해 나갈 창의적인 우수 인재를 발굴·격려하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바람직한 인재상을 널리 확산하기 위해 교과부 주도로 2001년부터 운영되어 오고 있는 특별한 상이다. 한 지역에서 두 명이 인재상을 수상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가고 있는 두 학생을 만났다.
선부고 공은비 양
어려운 환경에서도 봉사동아리 꾸려 나눔 실천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선부고등학교 3학년 공은비양이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선부고등학교가 떠들썩해졌다. 수상소식도 놀라웠지만 늘 밝게 생활한 은비의 속사정을 알게 된 아이들은 또 한번 놀랐다.
선부고 3학년 부장인 견한수 교사는 “1학년 때부터 봐 왔던 친구인데 공부도 잘하고 늘 밝은 성격이라 집안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 짐작도 못했었다”며 “최근 은비의 상황을 알고 정말 대견해 대한민국 인재상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 하신 후 집안일을 도맡아온 은비. 밥, 빨래, 청소는 기본이고 주부들도 쉽게 못하는 김치담그기며 김장까지 척척 해내는 살림꾼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 성적은 입학 후 단 한 번도 교과우수상을 놓친 적 없는 공부벌레다.
추운 겨울 난방도 안 되는 방에서 꽁꽁 언 손을 녹여가며 공부하던 일이 가장 힘들었다는 은비. 그러나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좌절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집안일과 공부를 같이 해야 했기 때문에 친구들 보다 빨리 시간을 활용하고 계획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며 고통 속에서 자신을 담금질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힘든 유년시절을 보낸 후 은비는 “내가 힘들었던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학습동아리 ‘공놀이’를 만들었다.
‘공부하고 놀고 이야기하고’의 첫 글자를 딴 교육기부 동아리를 만들어 회원들을 모집하고 학교 인근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 멘토링을 시작했다.
“공놀이 활동을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힘들 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대입 수시지원에서 ‘소비자 아동학과’를 지원한 것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디미고 전우성 군
음성비서 서비스 ‘스피릿’ 개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성비서 서비스 ‘스피릿’을 개발해 창업에 뛰어든 젊은 CEO 전우성군도 2012년 대한민국 인재상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디지털미디어 고등학교 2학년생인 전군은 지난 2월 ‘뷰와이드인터랙티브’를 창업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 게임을 개발했던 친구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말 아이폰에서 쉬리를 공개하기 전부터 스마트 폰을 이용한 음성인식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폰으로 스피릿 어플리캐이션을 설치하면 간단한 대화나 전화걸기, 검색, 길찾기, 메시지 전송을 음성으로 명령하고 실행할 수 있다.
“처음엔 음성인식 기술을 실행기술과 연동시키는 연결프로그램이었는데 정식버전으로 오픈하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단순한 음성인식이 아니라 기계학습을 통해 오류를 시정해 나가는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스피릿은 12월 정식 버전을 출시한 후 꾸준히 업그레이드 중이며 현재 다운로드가 20만 건을 넘길만큼 사용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우성군이 운영하는 ‘뷰와이드인터랙티브’는 지난 8월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IT창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해 투자금도 확보했다. 일반인과 대학생 팀을 물리치고 고등학생 팀이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군의 꿈은 ‘뷰와이드인터랙티브’를 게임 전문기업 ‘넥슨’만큼 키우는 것이다. 전군은 “‘넥슨’도 초기 컴퓨터 공간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게임을 개발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우리 회사와 닮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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