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박완서, 그리움을 위하여’

키득키득 끄덕끄덕 속닥속닥··

지역내일 2012-10-21

아늑하게 꾸며진 무대, 객석의 불이 꺼지고 무대 위로 조명이 집중되면 두 명의 배우가 차분하게 걸어 나와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낭독형식의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옆 스크린에는 내용을 연상시키는 사진들이 채워진다. 중간 중간 흐르는 음악과 효과음에 맞춰 호흡이 딱딱 맞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코믹하다. 
‘그리움을 위하여’는 소설가 고 박완서의 마지막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에 수록된 작품을 낭독형식으로 재현했다.
유복한 마나님과 그녀가 마음대로 부려먹는 가난한 사촌동생의 이야기는 동생이 칠십 먹은 어부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언니동생간 대화체 공연으로 펼쳐진다.    
두 사람의 수다로 상황을 상상하며 즐기는 무대엔 끼리끼리 오가는 딱 그만큼의 소담한 웃음과 반전의 감동이 있다. 조용히 너울대는 수다의 애살 속에 관객은 커피나 차 등 음료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며 낭독의 달고 쓴 맛을 조곤조곤 음미할 수 있다.  
작가 박완서는 1976년 첫 창작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출간한 이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 장편과 산문집 동화, 가톨릭묵상집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인촌상 호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받으며 우리 문학사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남았다. 고 박완서 작가는 2011년 1월 지병으로 타계했다.


일시 : 10월 27일(토) 오전 11시·오후 3시
장소 :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스마트홀
문의 : 아산문화재단 534-2634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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