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 인테리어 숍 ‘이팝나무’

지역내일 2012-10-22 (수정 2012-10-22 오전 11:11:30)


예술작품으로 무르익는 가을 인테리어 






 흙의 질감이 살아있고 울퉁불퉁 투박해서 더 따뜻해 보이는 그릇들. 가을이라 쌀쌀해져서 그런지 두툼한 그릇에 오래도록 뜨끈한 국물을 담아 먹고 싶어진다. ‘이팝나무’에는 시중에서 흔히 보기 어렵고 세상에 똑같은 모양이 다시없는 개성 있는 그릇들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개성만점 테이블웨어, 밋밋한 벽에 포인트가 되는 그림들까지 모두 예술작가들의 작품이다.
이곳의 주인장 김양선 씨 역시 이화여대 조소과 대학원을 나온 작가이다. 현재 강릉대 출강 중이며, 다수의 개인전, 초대전은 물론 용인구성, 의왕청계, 안양양곡의 주공아파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중구청광장, 구산건설 양평동 드림타워, 정동진에 위치한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업 작가인 그가 청구상가에 이팝나무를 차린 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지인 작가들의 도자기 작품과 그림, 소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처음부터 그릇가게를 열 목적은 아니었지만 평소 그릇을 좋아하다보니 작업하다 알게 된 도예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손맛이 보이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라는 매리트가 가치있게 느껴졌다. 마음에 드는 도예작품들을 가져다 놓으니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좋아 보였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작은 것을 들여가고 점차 큰 작품으로 키워나가며 작품을 소유하는 재미를 알아간다.





                                                       김양선 대표




그릇으로 일상에 느낌을 담다  
요즘 웰빙, 힐링 문화가 확산되면서 핸드메이드 생활자기에 관심이 많아졌고 특히 30~40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손맛을 느껴본 사람이 더 즐긴다고. “그릇은 무엇인가를 담아내는 용도가 있지만 아무 것도 담지 않아도 아름다운 비움, 여백의 미학도 지니고 있다. 고가구 위에 놓을 수도, 벽에 걸 수도 있어 용도에 제한도 없다. 토기는 무겁고 일정한 모양이 아니라 현대자기의 포개지는 심플한 맛도 없지만, 딱딱한 기성품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울퉁불퉁 자유로운 모습에서 어딘지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며 그릇예찬을 시작한다.
“주부들이 나 혼자 먹자고 그릇을 세팅하지 않는다. 그릇은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식기이다. 왜 손님이 오실 때만 좋은 그릇을 써야 하나? 김밥을 내더라도 멋진 그릇에 담으면 요리가 된다. 정성스럽게 나누어 먹는 시간을 만들면 가족화합은 저절로 된다”며 멋진 그릇을 파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작품소장의 문턱을 낮추다
돌멩이 같은 도예작품을 만드는 김광우 작가는 롱아일랜드대학에서 세라믹 전공을 한 잘나가는 작가이다. 설치미술 오브제 같은 돌덩어리 모양의 작품들은 여백과 비움을 강조한다. 가마에서 연기를 씌워 색을 내는 라쿠기법은 방법도 까다롭고 발색도 독특하다. 전시장이 아닌 이팝나무에서 만나는 그의 작품은 사이즈가 귀엽기까지 하다. 연약한 유리테이블 위에 즐비하게, 육중해 보이지만 가볍게 올라선 모습이 아찔한 반전의 미학을 안겨준다.
서양화가, 도예가, 조각가의 다양한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우리 집에 어딘가에 잘 어울릴 법한 작품을 찾는 재미도 있어 단골들이 자주 찾는다.
작가가 예술계에서 잘 알려져 있어도 작품이 판로를 찾기란 힘들다. 갤러리에서는 마진 40%가 붙기 때문에 작품 가격이 비싸지고, 작품은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외면되기 일쑤다. 소수 작가들의 작품만이 귀하신 몸값으로 화랑을 통해 유통되는 구조의 개선이 필요했다. 이곳의 작품들은 위탁판매 형태라 가격이 저렴하다. 작가들 입장에서도 소품을 작업하고 이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재미도 있다.
이팝나무는 정형화된 틀을 가진 가게는 아니지만 보석처럼 숨어있는 작품도 소개하고 작업실처럼 직접 그림도 그리는 아틀리에 겸 갤러리 숍 인 셈이다. “혼자만의 작업실에서 고민하다 보면 자꾸 침체되는 감정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 어떤 의견이던 소통하는 삶에 더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낀다”며 지나가다 흥미롭게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질문이 오히려 신선한 자극이 된다고 말한다.
문의 070-4129-0504 수내동 32번지 청구상가 107호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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