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숲 터널을 지나면서 마을입구에 서있는 장승들을 만나자 제대로 찾았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가 기대되는 느티장승마을에서 작지만 다부진 체구의 김정아(40·아산시 송악면) 사무장을 만났다.
아산에서 젤로 좋은 동네 =
다분히 인사치레로 들릴만한 말, “이 동네 참 좋네요”라고 운을 뗐더니 “그럼요. 우리 동네가 아산에서 제일 좋을걸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듣고 보니 진짜 그런 것도 같다.
정부에서는 몇 해 전부터 체험마을 정보화마을 등을 선정,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농촌마을의 소득을 높이는 사업을 실시했다. 각 마을에는 사무장이나 관리자를 두어 이 일을 전담하게 한다. 느티장승마을의 사무장이 바로 김정아 사무장이다.
아산이 고향인 김정아 사무장은 결혼 후 아산 시내에서 살다가 느티장승마을에 홀딱 반해 삶의 터전을 옮겼다. 김 사무장은 “아이가 아파서 산촌생활이 필요하기도 했어요”라며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랐고 이장이셨던 아버지 덕분인지 서로 어울려 사는 시골살이가 익숙하고 좋았어요. 이 마을은 시내에서 멀지도 않고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마을의 사무장이 되어 ‘체험마을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마을에 스며들어 구석구석 살펴보기 =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막연한 시골살이에 대한 동경이 있다. 고구마를 직접 수확해 보기만 해도 신기해하고 대단한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 체험마을의 개념이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도시생활과 완연히 다른 마을을 돌아보고 수확을 체험하고 필요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는 체험마을. 한편 체험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활터전을 열어놓고 찾아오는 도시민들과 건강하게 소통하고 경제적 유익을 얻게 하자는 것이다. 아산의 체험마을들은 뒤뚱뒤뚱 과도기를 겪으며 조금씩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다. 느티장승마을도 다르지 않다.
마을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가 있다. “체험마을에 들어오시면 일단 이장님이나 사무장에게 연락을 주세요. 그럼 기꺼이 마을을 안내해 드리지요. 특별한 체험거리가 없더라도 마을을 만나는 체험을 하실 수 있어요.” 그렇게 하면 외지인에 대한 경계로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풍성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단다. 또 김 사무장은 “마을분들이 모두 순박하고 좋으세요”라며 “이 땅을 지키고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체험마을 주민들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힘주어 말한다.
소박한 마을체험 통해 따뜻한 추억만들기 =
만약 두세 가정이 모여 체험을 신청한다면? 지금 마을에서는 볏짚을 이용해 리스를 만들거나 제기를 만들어 놀이를 할 수 있단다. 표고버섯 수확체험이나 나무로 장승 만들기도 가능하다. 동네를 한들한들 걸으며 경치를 구경할 수도 있고 광덕산을 오르며 생태체험도 가능하다. 11월 3일에는 주민들이 한바탕 어울릴 잔치 ‘북실 두둥실’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의 힘과 뜻을 한군데로 모아 축제를 치르고 나면 마을은 비온 뒤 옥수수처럼 쑥 자라나 있을 것이다.
문의 : 김정아 사무국장 041-543-3055. http://js.utovil.com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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