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 영상제작 동아리 ‘위스토리’
“꿈을 향해 거침없이 레디~액션!”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의 영상제작 동아리 ‘위스토리’가 ‘세계 최초 디지털컨버전스 29초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2,000여명의 감독이 3,000여개 작품을 출품해 실력을 겨뤘다. 대상을 받은 위스토리의 작품은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풍자한 ‘88세대’다. 고3 학생이 수많은 친구들을 밀치며 88번 버스에 오르지만, 카드 단말기에서는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며 학생의 승차를 거부한다. 대학은 버스에, 하늘 높이 치솟는 대학 등록금은 버스 요금에 비유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영리하게 꼬집은 ‘88세대’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완성도 높은 영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쁜 학교생활에서도 자신들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위스토리’를 만났다.
떴다! ‘위스토리’
‘위스토리(WeStory)’는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 방송정보통신과의 영상제작 동아리다. 그동안 꾸준히 활동을 했지만, 대외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3월부터다.
위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유민호 교사는 “방송영상 산업분야의 특성화고이기 때문에 우수한 촬영장비와 탄탄한 영상교육이 기본”이라며, “위스토리는 완성도 높은 편집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위스토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은 송준회, 배일호, 안영민, 김건우, 강동희, 현준수, 이용민, 김상현 등 8명이다. 모두 정보통신과 2학년 친구들로 기획부터 시나리오, 촬영, 편집, 배우까지 스스로 소화한다.
“처음엔 여학생도 있고, 회원이 30명이 넘었어요.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라 중간에 낙오자가 생겼죠. 우여곡절 끝에 최강 드림팀이 탄생했어요.”
위스토리의 동아리 활동은 매일 이뤄진다. 학교 일정이 바쁠 때도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진행사항을 체크한다.
탄탄한 팀웍과 기획력
위스토리는 굳은 의지와 팀웍으로 뭉쳤다. 기획, 시나리오, 촬영, 편집, 배우의 역할분담은 기획에 따라 달라진다. 배일호 학생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총괄감독을 맡아요. 그게 룰이죠. 시나리오 같은 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해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기획회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죠. 만드는 사람은 많은 걸 연구하고 편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작품을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위스토리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 분노, 갈등, 호기심을 풀어낸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성숙해 졌고, 부끄러움도 알게 됐다. 그리고 학교 공부도 주도적으로 하게 됐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서 사용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어요.”
유민호 교사는 “공동작업은 교육효과가 좋다”며,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영화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학업 성취도도 높아졌다”고 한다.
우리 이야기로 꿈을 찾다
위스토리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며,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미래가 불확실해 방황한 적도 있지만, 지금 그들은 수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며 모두의 기대를 받고 있다.
“위스토리(WeStory)는 ‘우리이야기’예요.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 메시지를 전하죠. 덕분에 사회전반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어요.” 영화감독이 꿈인 송준회 학생의 말이다.
배일호 학생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진짜 우리의 모습을 영화로 만든다”며, “이런 작업을 통해 뭘 하고 싶은지 명확해졌다”고 한다.
88세대 주인공 역을 맡은 안영민 학생도 영화에 대한 열정이 커졌다. “류승환 감독처럼 배우와 감독, 멀티플레이가 되는 영화인이 되고 싶어요.” 이용민 학생은 88세대 조연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연기천재라 불린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예능 PD가 되고 싶어요.”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김상현 학생도 예능 PD라는 꿈이 생겼다. 편집을 담당하는 현준수 학생은 “소심한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며,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강동희 학생은 위스토리를 만나기 전까지 확실한 꿈이 없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고군분토하며, 내 꿈이 뭔지 알게 됐어요. 감동을 주는 예능 PD가 되고 싶어요.”
문화부장관상까지 승승장구
위스토리의 실력은 첫 작품부터 빛났다. “선생님 제의로 만든 ‘스승의 날 UCC’가 경기도 교육청 UCC 대회에서 은상을 탔어요. 그때부터 탄력을 받았죠.”
그 후 호서예술전문대 영화제 특별상, 고양시 영화제 우수상을 거쳐 세계 최초 디지털컨버전스 29초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된다.
‘88세대’ 총괄기획을 맡은 송준회 학생은 “어느 날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대학 등록금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왔어요. 그런데 버스카드에 잔액이 부족한 거예요. 영화 ‘88세대’는 그렇게 시작했어요”라고 회상한다.
88세대의 제작은 6월부터 꼬박 두 달이 걸렸다. 동원된 배우만도 60명이다.
“촬영 날이 폭염주의보였어요. 버스 안은 사우나 같았고, 운동장을 달리는 애들은 숨이 턱까지 차올랐죠.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했어요.” (강동희 학생)
촬영을 담당한 배일호 학생은 “88세대는 대학행 버스를 타기 위해 친구들과 끊임없이 경쟁하지만, 결국 버스에 탄 이들도 88만원 세대로 전락하는 현실을 그렸다”며 “우리의 이야기로 문화부장관상이라는 큰 상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말한다.
위스토리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안영민 학생은 “앞으로 한국단편영화제와 국제단편영화제에 출품하는 게 목표”라며, “8명 모두 당당한 영화인이 돼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영화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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