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단체마다 ‘걷기좋은 길’을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안산시도 이에 발 맞춰 대부도 지역 아름다운 바닷길을 개발해 ‘해솔길’이라 이름 붙였다. 해솔길 중 아름답다고 소문난 1코스를 찾았다.
안산시내에서 대부도까지 평일이면 넉넉잡아 40분. 해솔길 1코스를 걸으려면 우선 ‘종현마을 어촌체험 종합안내소’를 목적지로 잡아야 한다. 시화방조제를 지나 직진하다 보면 줄지어 선 횟집과 바지락 칼국수집들이 끝날 즈음 나타나는 삼거리. 오른편으로 꺾으면 구봉도 유원지를 알리는 아치가 보인다. 아치 아래를 지나면 종현마을 진입로 들어서게 되는데 차로가 좁아져 안전운전은 필수다.
안산시 대부북동에 속한 종현마을은 2006년 어촌체험마을로 조성됐다. 풍부한 해산물과 아름다운 산책길, 바닷가 기암절벽에는 재미있고 아련한 전설이 전해져 가족단위 체험행사를 즐기기엔 딱이다.
안산시가 종현마을 뒤편으로 해솔길 1코스를 조성한 것은 관광객유치를 위해 노력한 마을사람들의 노력이 컸다.
해솔길 1코스는 해변을 따라 걷는 ‘바다소리길’ 3.0㎞와 산악탐방길 3.5㎞로 이뤄져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다와 함께 산책하고 싶다면 바다소리길을 솔향을 맡으며 수평선을 감상하고 싶다면 산악탐방길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산길을 올라 서해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본 후 낙조전망대를 거쳐 해안길로 돌아오는 코스가 관광객들에게 제일 인기가 높다.
종현마을의 뒷산인 구봉산은 해발 96m의 나지막한 산이다. 그러나 대부도에서 길쭉하게 서해안으로 뻗어있어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시화 조력발전소와 시화방조제가. 서쪽으로 영흥도와 자월도 이작도 등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선재도 풍도 육도 뿐만 아니라 날이 맑은 가을날이면 충남 대산과 당진까지 조망할 수 있다. 몸을 돌려 섬 북쪽에는 인천공항, 인천대교와 인천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산을 내려와 낙조전망대로 길을 잡았다. 좁은 산길 양쪽으로 서해 바다가 넘실대 마치 바다위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다. 낙조 전망대를 향해 아홉게 봉우리(구봉)를 오르내리다 보면 호흡은 빨라지고 은은한 솔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순간 나무가 열리고 절벽 아래로 촘촘히 놓인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 아래는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개미허리’로 이어진 작은 섬. 밀물때는 물 위 다리를 통해 섬으로 들어가고 썰물때면 바다가 만들어준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안산시는 이 섬 끝에 낙조 전망대를 만들었다. 수평선에 떨어지는 해를 형상한 둥근모양 조각품이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반기고 해질녘이면 아름다운 낙조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렌즈에 담기는 곳이다.
바다 끝 낙조전망대를 보고 마을로 돌아오는 해안 길. 바닷물에 발 담그고 묵묵히 마을을 지키는 ‘선돌’을 만난다. 마을사람들은 이 돌을 ‘할매, 할아배 바위’라 부른다. 고기잡이 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된 할머니. 몇 달 뒤 돌아왔지만 돌이 된 할머니가 애처로워 할아버지도 그만 돌이 되어 버렸다는 전설에서 바다에 기대 산 옛 사람들의 애환이 스며있다.
가을햇살이 파도에 부서지는 구봉도 바닷가에 고잔동 한 어린이집에서 놀려온 아이들의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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