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우리지역 아파트 알뜰장
일주일에 한번 대박 장터 열려요
특색 있는 알뜰장, 장마다 대표선수 있어
재래시장이 먼 아파트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던 알뜰장이 최근 대규모 재건축으로 사라지고 있다. 동네 구석구석 마다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고, 자동차가 생활의 필수품
이 된 요즘 먼 곳 까지 장을 보러가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주 활발히 열리
고 있는 각 지역의 대표 알뜰장들. 우리 지역 대표 알뜰장을 찾아 리포터들이 나섰다. 도심에서 재래시장의 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우리지역 알뜰장을 소개한다.
문정동 올림픽훼미리타운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아파트 경로당 앞에 대규모 알뜰장이 열린다. 과일, 채소, 잡곡, 생선, 건어물, 김치, 전문 어묵집, 즉석두부 등 그 품목도 다양하다. 가락시장과 대형마트가 코앞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임에도 알뜰장이 성황을 이루는 비결을 과일코너 상인에게 물어 보았다. “먼저, 산지 농민과 직거래를 해서 좋은 물건의 단가를 낮춥니다. 과일나무는 4~5년차가 가장 당도가 높은데, 어느 농부네 과일이 4~5년차 나무에서 딴 것인지 까지도 훤히 꿰고 있지요. 이곳은 확실한 물건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거봉만 해도 첫 수확한 물건만을 고집해요.” 쌓여 있는 과일상자 규모가 상당했다. 생선코너 역시 냉동 아닌 생물 중심으로 물건이 다양하다. 상인의 생선 손질 솜씨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김치코너다. 다양한 종류의 김치통이 금새 바닥을 보인다. 주부들이 심하게는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김경희(주부, 53세)씨는 “우리 아파트 알뜰장의 명물입니다. 줄을 서서 살 만큼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해요. 저희 가족은 익은 김치를 싫어하는데, 자주 담글 수 없어 그때마다 사러 오지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즉석두부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문경 오미자가 제철을 맞아 고운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구의동 현대 2단지 아파트
매주 화요일이면 207동 앞에 꽤 널찍하게 자리 잡은 알뜰장터가 눈에 들어온다. 야채 구역만 두 곳으로 감자, 오이, 양파, 호박뿐 아니라 도라지, 고사리, 각종 버섯에다 나물 종류만 10가지가 넘는다. 고구마도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무른 고구마 등 서너 가지 종류다. 단골손님들 위주라 주인장과 덕담이 오간다. 마트에서 100g단위로 판매되는 야채에 비할 수 없이 싸고 싱싱해 보인다. 과일 코너도 두 군데로 사과, 포도, 복숭아, 배, 메론은 물론 낯설어 보이는 무화과까지 없는 게 없다. 각종 떡과 잡곡, 건어물, 밑반찬은 한 코너에서 같이 취급하고 있다.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생선코너도 다양한 생선들이 구비되어 있다. 장을 보러 온 한 주부는 특히 제사나 김장같이 집안 큰 행사 때가 되면 이 알뜰장이 고맙다고. 양념거리부터 여러 가지 야채며 재료를 한곳에서 장을 볼 수 있고 배달까지 바로 해 주니 시간절약이 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신용카드와 농협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명일동 삼익그린1차아파트
매주 금요일 오전 9시쯤 시작되어 저녁 8시까지 이어지는 삼익그린1차 아파트 알뜰장은 지역주민은 물론 인근 주민에게까지 아주 익숙한 장이다. 한 끼 식사나 술 한 잔을 위한 작은 식당에서부터 반찬, 수산물, 건어물, 과일, 수제돈가스, 부침개, 이불, 옷 등 가게만도 30여개가 넘는다.
이곳에서 파는 과일과 생선, 채소 등은 크고 좋은 상품의 것으로 금요장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는 단골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이곳에서 눈에 띄는 곳은 부침개와 족발, 수제 돈가스 등 아이들의 간식으로 좋은 음식을 파는 곳들. 커다란 반죽통을 옆에 두고 연신 녹두전과 파전을 구워내는 ‘젊은 언니’ 주인장. 이곳에서는 반죽만 따로 판매하고 있는데, 반죽으로 사면 저렴하기도 하지만 “명절 때 제수용으로도 많이 팔린다”고 주인장이 귀띔한다.
족발은 시중보다 많이 저렴해 눈길이 간다. 박유정(45·명일동)씨는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도 좋아 자주 이용한다”며 “앞다리만을 판매하는 것도 마음에 들고 직접 만들어 넣어주는 양파초절임도 맛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 반찬으로 혹은 간식으로 자주 애용되는 돈가스도 인기 매장. 세트로 사면 3000원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직접 만들어 파는 어묵, 만두, 도넛, 묵말이, 장터국수, 천연양념갈비, 황태구이 등 다양한 특색 있는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
신천동 진주아파트
매주 수요일 2동과 5동 사이 도로에는 천막이 일렬로 늘어선다. 잡곡, 생선, 과일, 채소, 족발 등 주부들 상차림에 꼭 필요한 품목들이 도로를 장식하고, 생선코너 총각의 우렁찬 목소리가 절로 흥이 나게 한다. 오래된 어르신 단골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상인들의 손놀림도 빨라지기 시작한다. 이곳은 때때로 금 . 은을 매입하는 상인, 잡화상인, 속옷상인, 분식코너와 봄이면 화분갈이를 위한 간이코너도 마련된다. 퇴근 후 남편들을 위한 족발집은 늦은시간까지 영업을 한다.
오금동 현대아파트
매주 목요일 35동 옆에는 알뜰장이 들어선다. 각 코너마다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손님 맞을 채비를 마친다. 잡곡코너엔 햅쌀을 비롯한 각종 곡식과 건어물이, 반찬가게엔 20가지도 넘어 보이는 반찬들이 일렬로 줄 맞춰 진열되어 있다. 채소코너는 맨 중앙에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20년 이상 이곳 알뜰장 채소코너를 맡고 계신다는 맘 좋아 보이는 주인이 있다. “청춘을 여기서 다 보냈지요. 총각 때 시작해서 20년이 넘었습니다. 손님들은 모두 가족 같습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안보이면 걱정이 되기도 해요” 연신 물건을 파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알뜰장은 틈새시장입니다. 좋은 물건을 적정한 가격에 팔아야 해요. 저녁 10시에 기상해서 하루를 시작해야 경매에서 좋은 물건을 선점할 수 있지요.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주부들이 몰려왔다. 생선코너 역시 제철 맞은 전어를 비롯해 새우, 갈치, 도미, 낙지 등 없는 게 없어 보였다.
홍주희 공경아 박지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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