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삐지고 눈물 많은 우리 아이, 왜 비염에 잘 걸리는 걸까?

지역내일 2012-08-30

한의학으로 보는 건강이야기, 소아비염의 세가지 특징
잘 삐지고 눈물 많은 우리 아이, 왜 비염에 잘 걸리는 걸까?


예민함이나 세심함은 정서적 컨디션에 대한 단어다. 
주로 사람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말로 사용한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우리 마음의 상태가 몸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한의학은 몸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보기 때문에 
마음의 상태가 몸으로, 때론 몸의 상태가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비염이나 아토피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유독 예민하다.
흔히 아프기 때문에 아이들이 예민해졌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아토피나 비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이번주 ‘한의학으로 보는 건강이야기’에서는 소아비염의 
세가지 특징을 전한다. 유독 마음 여리고 눈물 많은 아이들이 
왜 비염에 잘 걸리는지, 그 이유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도움말 유용우 한의원 유용우 원장
  
잘 삐지고 우는 아이, 마음의 서운함이 비염되기도
정서적 컨디션을 표현하는 말로 한방에서는 ‘담이 약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전체적으로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민감한 상태를 말한다.
만일 건강이 든든하게 뒷받침 돼 준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예술적으로 뛰어난 감각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이 뒷받침 돼주지 않는다면 예민함이 갈수록 커져 다양한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마음의 상태가 몸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담이 약한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서운함이나 억울함을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느낀다.
아이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면 울컥하면서 눈물이나 콧물이 나오고, 이 때 몸의 역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역류현상이 일어난 후에는 맥이 확 풀리면서 금방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
잘 삐지거나 우는 아이들은 생체리듬을 균형있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잠시 감기 기운이라도 스치면 바로 감기에 걸릴 만큼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그러니 감기는 물론이고, 비염에 잘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앳된 얼굴, 부정교합 있다면 비염 잘 걸려
순환은 몸의 성장과 밀접하다. 순환이 잘된다는 것은 영양공급이 몸 전체로 균형있게 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순환이 안되면 영양공급도 잘 안되고, 성장도 잘 안되는 것으로 봐야한다.
혈액을 통해 영양분은 우리 몸에 골고루 전달된다. 몸통을 중심으로 위로는 얼굴, 아래로는 발, 좌우로는 손끝까지 순환이 원활해야 전체적으로 균형있는 성장이 가능하다.
한방에서는 우리 몸 위쪽 끝에 놓인 기관을 코로 본다. 얼굴을 들어 하늘을 보면 가장 끝에 코가 있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코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 위쪽 끝에 있는 코까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코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아이들 중 또래에 비해 유독 앳된 얼굴이거나 치아의 부정교합이 있다면 성장의 문제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코를 비롯한 주변의 성장이 원활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비염에 잘 걸리게 된다. 코의 성장이 몸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코가 자기 역할을 힘들어 하고, 여기에 혈액순환까지 원활하지 않아 남보다 쉽게 비염에 걸리게 된다.


비장 약한 아이, 두통 어지러움 많이 느껴
우리 몸의 비장은 노후 혈액을 파괴하고 새로운 혈액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의외로 비장이 약한 아이가 많다고 한다.
비장이 약하면 혈액을 만들어 내는 비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특히 혈액을 통해 뇌에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는데, 이것이 원활하지 않아 두통이나 어지러움증을 겪게 된다.
주로 8살 이전에는 두통으로, 8살 이후에는 두통과 어지러움증이 혼재돼 나타난다. 아이들 중 머리가 자주 아프고 얼굴이 노랗거나, 손톱이 하얀 경우,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라면 비장이 약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식사를 한 후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위장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스스로 비상사태로 인식해 손발이나 뇌로 가는 혈액을 끌어다 쓰게 된다.
식후 다른 사람보다 유독 졸려하거나 나른함이 심하다면 위장에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뇌로 가는 혈액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비장이 약하면 혈액공급이 충분치 못해 비염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특히 코피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


성장기 비염 치료, 결과 좋고 안정적
소아비염은 비장이 약한 경우, 구조적으로 코의 성장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 담이 약한 경우 등 크게 세가지 특징을 보인다.
아이들이 태어나 8세까지는 본래 타고난 건강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의 비염치료는 그리 만만치 않다.
 본래 타고난 건강요소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감히 완치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치료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평생 건강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며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8세 이후 성장기까지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비염치료를 시작하면 호전되는 상태가 눈에 들어오고, 이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특히 8세 이후에는 건강의 약점과 문제점이 비교적 명확히 들어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비염을 앓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비염을 어쩔 수 없는 질환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코가 막혀 머리가 띵한 상태로 하루 이틀,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생활하는 아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결코 방치할 수 없을 만큼 답답한 상황에 아이가 놓여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몸도 마음도.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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