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이지신, 한문(漢文)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지역내일 2012-09-21

온고이지신, 한문(漢文)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지금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공부, 전통과 삶, 사람의 도리를 배운다


  
빠름 빠름 빠름, 온통 빠르게 달리는 초스피드 시대. 브레이크없이 달리던 사람들이 요즘은 과거의 흔적을 찾아 자꾸만 뒤돌아보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속이 터질 정도로 느리게 살아가던 선조들의 지혜를 자꾸 들쳐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삼스럽게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 관용, 이해 등을 생각한다. 속도에 열광하며 살아오는 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을 그리워하며, 그 지혜를 배우기 위해 한문을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세상이련만, ‘온고이지신’이란 말처럼 옛 선인들이 배우고 익히던 한학을 통해 새로운 삶의 지혜를 깨우쳐 가고 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한문공부는 인생 공부, 인생에서 중요한 많은 것 배워요
매주 수요일 오전, 마두1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웅산서당의 강태립 훈장이 진행하는 한자교실 수업이 열린다. 많을 때는 30명이 넘기도 하지만 평균 20여명 이상의 주부들이 수업에 참여한다. 강태립 훈장은 이곳에서 13년째 한자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시간 반가량 진행되는 수업의 절반은 한자를 익히는데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채근담(菜根談)을 함께 읽는다. 강 훈장은 “한자를 많이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경전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라며, “경전을 잘 읽기 위해선 한자실력이 필수기 때문에 한자수업과 경전수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자교실에서는 그간 사자소학과 명심보감, 논어 등의 책을 함께 읽었다. 강 훈장은 책을 읽을 때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한문 경전은 눈으로 글자를 읽는 것보다 책 한권을 마음에 넣는다는 자세로 읽는 것이 좋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어느새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되고, 행동도 달라집니다.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책 한권을 외울 것을 권합니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도 한권을 외우다 보면 저절로 깨우침을 얻게 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됩니다.”
3년째 수업을 듣고 있는 김순자(마두1동)씨는 “한문공부를 하는 것은 인생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인성교육이나 자녀교육, 예의범절과 사람의 도리 등 한문공부를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곽윤희(마두1동)씨 또한 “한자를 깨우치고 배우고 읽는 재미도 있지만 한문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 좋다”고 전했다.


삶을 여유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 한문 경전에 있어요
고양하나로마트 내에 위치한 공예특산품 전시장 2층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전 한문 수업이 진행된다. 취강서실의 김종근 선생이 무료로 진행하는 수업이다. 김종근 선생은 “예의범절이나 사람의 도리가 더 없이 중요한데, 요즘은 이런 의미들이 너무 퇴색돼 안타깝다”며 “어려서부터 이런 것들을 기본 소양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종근 선생은 이런 취지로 부모들에게 무료로 한문수업을 지도한다. 수업은 천자문과 사자소학, 추구 등을 가르칠 계획이다. 한문을 배우는 초보자들이 무리없이 배울 수 있는 수업이라고 한다. 부모들뿐 아니라 초등학생 이상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종근 선생은 “어려서부터 예의범절과 효, 우애 등이 담겨있는 한문고전을 배우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조기영어 교육보다 더 값지고 의미있는 교육이 한문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적이고 손해를 싫어하는 현대인들은 문명의 풍요 속에서도 마음은 갈수록 각박하게 살고 있다. 어쩌면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등한시 하며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웅산서당의 강태립 훈장은 말한다.
“손해를 보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더라도 이를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견디는 힘을 기르는 지혜가 바로 한문 경전에 담겨 있습니다. 한문 고전을 공부하면 거칠고 각박한 삶을 여유있고 풍요롭게 변화시킬 수 있답니다.”


우리동네 한문강좌
■ 웅산서당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마두동에 위치한 웅산서당에서 한문수업이 진행된다. 부모가 한문을 공부하면 자녀가 행복해진다는 믿음으로 14년째 성인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료는 월1만원이며, 한자의 구성원리부터 한문 경전 읽기까지 체계적인 한자공부가 가능하다.
문의 031-906-9490
■ 취강서실 무료 한자교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고양하나로마트 내 특산품 전시장 2층에서 진행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함께 들을 수 있는 강좌로 천자문과 사자소학, 추구 등을 함께 읽는다.
문의 031-918-1980
■ 아람누리 도서관 뽑아 읽는 ‘맹자’ 강독
아람누리 도서관에서는 10월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2층 회의실에서 뽑아 읽는 ‘맹자’ 강독회를 진행한다. 강사는 성공회대 교양학부 외래 교수이자, 도립서당의 훈장인 한재훈씨다. 이번 강의는 맹자의 주요 내용들을 뽑아 읽음으로써 맹자 사상의 핵심인 성선설로 대표되는 심성론과 왕도정치로 대표되는 정치철학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양시민 5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수업은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031-8075-9033(고양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및 방문, 전화 접수)
■ 마두1동 주민자치센터 한자교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 마두1동 주민자치센터 2층 문화강좌실에서 열린다. 수업료는 3개월에 9천원으로 한자검정 1급 시험에 자주 나오는 2,050자 배우기와 명심보감, 채근담 등의 한문 경전을 읽는다.
문의 031-8075-6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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