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포낙보청기 · 펄청각재활연구소 오진주 심리상담사
준이 엄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대충 몸단장을 마치고,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깨운다. 일분 일초, 엄마의 마음은 분주한데 이를 몰라주고 아침부터 잠투정인 아이들과 한참 실갱이가 벌어진다. 결국 큰소리가 나고,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욕실로가 유치원(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고, 유치원(학교)에 안가겠다고 떼라도 쓰는 날에는 일순간 집안은 전쟁터가 되고 만다.
이렇게 한바탕 난리를 겪고 나서 아이들이 유치원(학교)에 가고 나면 그나마 ‘휴~’하고 한숨 돌린 엄마 아빠는 일터로 전진한다.
우리나라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맞벌이 가정은 매우 흔한, 우리사회의 새로운 가족 구성을 의미하는 용어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회의 벽은 높아서 일하는 엄마·아빠들이 겪는 어려움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어떤가? 조퇴하자니 눈치가보이고, 아픈 아이가 눈에 아른거려 일도 제대로 손에 안잡힌다. 퇴근 시간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아이를 맡겨놓은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가 미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또 야근이라도 있는날이면...?? 엄마·아빠와 떨어지기 싫다고 아침부터 눈물바람에 매달리는 아이를 지각이라도 하게될까 매정하게 혼내고 떠밀어 내보내야 하는 날이면 하루종일 마음이 무겁다.
일하는 엄마·아빠로 자녀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수 많은 정책들이 생겨난다하여도, 근본적으로 엄마·아빠의 품에서 사랑받고 싶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까지 치유해주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맞벌이 부부들이 효과적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나. 일하는 엄마·아빠 당당해지기
직장을 가진 엄마들은 아이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엄마 스스로 ‘내가 일한답시고 엄마노릇을 제대로 못해서 그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엄마의 손길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죄책감은 필요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부모를 모델로 삼고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일하는 엄마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울수도 있다. 그러므로 엄마 자신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미안해하고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 회사 잘 다녀올게, 엄마가 ○시까지는 올 수 있으니까, 우리 ○○는 잘 기다려 줄 수 있지?”
둘. 아이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기
부모가 이아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더욱 친밀해진다. 맞벌이 부모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부모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화의 시간이 아니라 대화의 질이다.
특히 하루종일 엄마·아빠와 떨어져 있던 아이들은 부모를 보자마자 수많은 말을 꺼내놓는다. 이때 밀려있는 집안일, 회사에서의 기분나쁜 상사의 태도 따위는 모두 잊어버리고 내 아이의 마음(관심과 사랑받고 싶은 의도)을 파악하여 집중해서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 허용과 제한을 명확히 하고 일관된 양육태도 유지하기
맞벌이 부모는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다는 사실만으로 아이를 애처롭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행동이나 요구를 ‘오냐, 오냐’ 다 들어주게 되며, 아이가 클수록 아이에게 휘둘려서 계속 끌려다니게 된다. 그러다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이라도 하게되면 이를 바로잡으려는 욕심 때문에 아이를 혼내게 되고, 아이는 이러한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해도되는 행동과 안되는 행동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한다.
분명히 오늘은 먹을 것만 사기로 약속하고 마트에 갔지만, 장난감 앞에서 사달라고 울고불고 조르는 아이에게 “장난감 정말 갖고싶지? 네가 우는 것만봐도 저 장난감을 얼마나 갖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어. 하지만 지난주에 장난감을 샀기 때문에 지금은 살 수 없어. 대신 풍선이나 아이스크림은 가질 수 있거든? 둘중 더 가지고 싶은 것을 골라봐”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의 감정(장난감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허용하되, 행동은 일관되게 “안돼”라고 제한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하고 행동습관을 기르도록 돕는 길이다.
넷. 물질적인 보상보다 놀이로 친밀감을 형성하라
많은 시간 일 때문에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대신 값비싼 장난감이나 용돈을 주어 보상하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려는 것은 매우 큰 실수다. 왜냐하면 물질적인 것으로만 보상하려는 태도는 아이에게 부모가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관계 맺는 대상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만 주는 존재로 잘못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아이들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물질적인 것(돈)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감정을 정화하여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놀이를 통해 학습하고,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습득한다. 놀이는 반드시 장난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외출하기, 공원 산책하기, 운동하기, 집안일 돕기 등 모든 것들이 놀이에 포함된다. 일주일 중 하루 또는 이틀, 2~30분 시간을 정하고 아이가 무엇을 하며 놀고 싶은지 묻고, 부모가 아이의 놀이에 함께 참여해주는 것 만으로도 훌륭한 놀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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