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현(45·천안 쌍용동)씨는 항상 생리통이 심했지만 진통제를 먹으면 괜찮아져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했다. 지난겨울, 그는 진통제도 듣지 않을 만큼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진단은 자궁근종. 이미 커져 버린 자궁근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술대에 오르는 각오가 필요했다. 그는 평소 생리통을 무심히 지나치다 자궁근종은 물론 근종과 유착된 자궁 일부를 도려내야 해 복강경수술을 받았다.
문정미(43·아산 송악면)씨는 두 달 전 갑자기 생리가 2주 넘게 이어졌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곧바로 병원에 갔고 자궁근종이 생겼음을 알게 됐다. 다행히 크기가 작아 문씨는 의사와 상의 후 자궁근종용해술을 받았고 다음날 퇴원했다.
정상적인 생리는 자궁 건강의 척도 =
위 사례에서 보듯 생리 이상 증상이 나타나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아도 치료시기에 따라 수술의 고통이나 사후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매월 하는 생리를 유심히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류한의원 유영기 원장은 “근종이 발견되면 본인이 크기는 어떤 지 또는 몇 개의 근종이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고 정기적으로 재검사를 하여 크기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이라는 근육조직에 생기는 종양(혹)을 말한다. 유전적인 영향이나 여성호르몬(Estrogen), 피임약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부적절한 식생활과 하반신을 차갑게 하는 행위 및 정신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의 여성 40~50%에서 주로 발생하며 점차 20대에서도 발견되는 흔한 질병이다. 진단은 대부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궁근종 치료방법으로 크게 자궁근종용해술(Myolysis)과 복강경 수술이 있다. 자궁근종용해술은 자궁근종 중심부에 바늘을 삽입한 뒤 고주파열을 가해 영양분과 혈액을 공급하던 혈액을 괴사시켜 근종의 성장을 막고 크기를 줄여가는 시술이다. 회복이 빠르고 재시술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근종의 크기가 크면 일반적으로 복강경수술을 한다. 자궁내막증이나 자궁 외 임신, 자궁적출술 등이 필요한 경우 복강경수술을 한다. 최근엔 근종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크지 않으면 자궁적출술을 피하고 있는 추세다. 복강경수술은 개복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으며 흉터가 크지 않다.
과도한 월경을 동반한 점막하 근종이나 급속히 성장하는 근종, 유경성 근종(꼬일 수 있는 근종), 인대 내 근종, 골반염, 자궁내막증 등과 같이 다른 골반질환과 함께 있는 경우와 암에 대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는 양방적 수술이 효과적이다.
이외의 경우 유 원장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침, 뜸, 약침 등을 병행하여 효과를 거두고 있고 유효율이 98%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방은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미성년만 접종하나? =
자궁경부암은 부인암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지만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암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는 9~13세 모든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는 접종 후 5년 이후부터 최대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화여성병원 이진구 원장은 “비교적 비싼 예방접종인 것을 생각할 때 유효 기간이 길며 가장 효과적인 시기는 어릴수록 면역력이 많이 생기는 10대”라고 설명했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 바이러스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70% 이상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미 성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이 원장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긴 해도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궁경부암은 예방만한 치료법은 없으므로 경부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성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누구든 맞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후 관리 =
반신욕 및 족욕은 자궁근종은 물론 자궁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근종 예방에 마늘, 쑥, 생강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최근 비타민 D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수술을 하고 난 뒤 무리는 금물이다. 유 원장은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뜸 요법과 태반약침 및 어혈을 풀어주는 약물 치료가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산부인과 가는 것을 꺼려한다. 말 못할 부담감 때문에 부인과 관련 질환이 의심스러워도 참을 수 있는 통증이나 불편함은 그냥 넘어가기 일쑤다. 결국 알게 모르게 병을 키워 자칫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병이 그렇듯 반드시 초기에 진료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책이다. 여성의 상징인 자궁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믿음이 가는 병원을 정해놓고 거르지 않고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도움말 : 류한의원 유영기 원장. 이화여성병원 이진구 원장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Tip. 자궁근종 자가진단 이렇게~
1. 갑자기 생리 양이 많아지거나 통증이 심해진다.
2. 방광 압박으로 불편감이나 배변, 배뇨장애와 성교통이 있다.
3. 아랫배에 딱딱한 혹이 만져진다.
4. 월경 주기와 관련된 요통, 하복부 동통 및 좌골 신경통 등이 생긴다.
*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산부인과 검진을 꼭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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