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스터가 추천하는 이주의 책 - 별을 스치는 바람 1. 2(이정명. 은행나무)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1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역내일 2012-09-10



이정명 작가의 신작 ‘별을 스치는 바람’은 출간 전, 영어권의 대표 명문출판그룹 중 하나인 영국의 팬 맥밀란(Pan Macmillan)에 ‘전 세계 영어판권(worldwide English rights)’이 팔려 출판가에서 화제가 되었다.
‘바람의 화원’ 이후 5년 만의 한국형 팩션인 이번 신작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불태운 일본인 검열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팩션’이다. 작가는 태평양 전쟁 막바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죄수들의 탈옥 기도 사건과 형무소를 둘러싼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추악한 음모가 밝혀지며 그 속에 가슴 뭉클한 휴머니티를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녹여 냈다. 죄수들을 대상으로 한 비인도적인 생체실험의 희생자로 1945년, 27세의 나이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시인 윤동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와 맞물린 개인의 역사를 담아낸 팩션인 동시에, 어떤 전쟁의 광기와 환멸도 희망을 막을 순 없음을 그린 휴머니즘 전쟁소설이기도 하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외롭게 죽어간 스물일곱 청년 윤동주, 시인의 생애 마지막 1년, 차가운 감옥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나?
소설은 악마라 불릴 정도로 잔혹한 일본인 검열관 간수의 의문의 죽음에 떠밀리듯 사건을 맡은 학병 출신 간수병인 ‘나’(와타나베 유이치)가 살인범을 추적해 나간다. 하지만 사건 속으로 빠져들수록 단순한 간수 피살사건은 죄수들의 대규모 탈출기도와 지하에 감춰진 또 다른 미궁의 사건으로 번져 나가고, 마침내 형무소를 둘러싼 충격적인 음모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절망으로 둘러싸인 형무소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청년 죄수(윤동주)와 문장을 살해하는 검열관(스기야마 도잔)의 시와 문장을 매개로 한 비밀이 밝혀지며, 시인 윤동주의 삶과 죽음이 30여 편의 아름다운 시편들을 통해 되살아난다. 전쟁의 도가니에 빠진 세상의 축약판인 듯, 총성도 포연도 없는 밀실에서 벌어지는 시와 문장과 음악의 전쟁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이 작품은, 어떤 폭력으로도 꺾을 수 없었던 이상과 두꺼운 벽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자유를 향한 뜨거운 갈망을 박진감 넘치게 보여준다. 그리고 시를 사랑한 죄수와 냉혹한 간수의 비밀스런 인간애를 지켜본 어린 관찰자의 눈으로, 어떠한 잔인한 전쟁도 결코 인간의 영혼을 말살할 수 없으며 그 무엇도 희망을 죽일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태평양전쟁의 한복판에서 시와 음악을 무기로 참혹한 현실과 맞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경제위기와 양극화, 가난과 차별, 첨예한 이념의 대립 등으로 전쟁 같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안을 준다.


교보문고 천안점
북마스터 남연경
041-558-3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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