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아도 자꾸만 가고 싶은 한의원을 아세요?
평균수명이 늘어난 대신 우리는 약과 친해졌다.
감기약부터 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비롯해 더러는 잇몸 약과 비타민까지.
아이부터 어른 할 것 없이 가족들의 약 봉지가 식탁 한 귀퉁이를 당당히 차지한지 오래다. 약 없이 건강을 지키는 일. 마냥 어려워 진걸까.
용인 ‘해바라기한의원’은 이 질문에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조합원 공동소유의 의료기관이자 사회적 기업
정식 명칭은 용인해바라기의료생활협동조합한의원.
이름도 참 길다. 일반한의원과 어떻게 다른지는 더욱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소유주가 따로 없는 의료기관으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
공공의료기관도 아닌데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것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 한의원이기 때문이다.
아직 생소한 이들도 많지만 성남, 수원, 안성 등 전국 15개 지역에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용인은 2007년 해바라기의료생협을 발족했고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11월 한의원을 개원했다.
지역 주민과 의료인이 건강을 지키고 생활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로 설립한 이곳. 개인소유의 병원이 아니니 이익보다 주민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과잉진료나 고가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해바라기한의원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인증을 받았어요. 때문에 공공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지요. 장애인이나 지역 취약계층에 무료 진료도 나가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생활모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바라기의료생협 오영희(57) 상임이사의 설명이다.
옴니허브 약재, 마을 주치의 개념의 예방활동 주력
설립취지가 일반병의원과 다르다 보니 질병 치료보다 예방활동에 더 적극적이다.
마을 주민들과 ‘행복한 채식밥상’이나 몸과 환경을 생각하는 ‘면생리대모임’ 등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 교육문제로 골치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많아져 ‘마을 모임’에선 강사를 초빙, 다양한 교육해법 강좌를 듣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을 공원에서 무료 건강 상담을 벌이고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가 손맛사지와 말벗이 되어 즐거움을 드리기도 한다.
현재 해바라기의료생협에 가입된 조합원은 1,100여명. 처음 320명으로 출발해 한의원 개원이후 조합원이 많아진 경우다.
이중에는 일반 한의원의 약재를 믿지 못해 오는 젊은 주부부터 한의원을 노인정 삼아 매일 들르는 7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 충분한 상담으로 가족 주치의 역할을 해주는 박병근(38)원장이 이곳의 살뜰한 한의사로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
개원초기 몇 달간 보수 없는 무료 진료도 마다치 않았던 그 역시 해바라기의료생협의 조합원이자 대표원장이다. 한의대 시절부터 의료생협 취지에 공감해왔던 박 원장이 합류하면서 해바라기의료생협은 마을의 1차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약재 선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친환경 옴니허브만을 사용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단다. 게다가 하루 적정 환자수를 40명으로 제한해 시간에 쫒기지 않는 충분한 건강 상담도 확보된다. 무리하게 약을 짓기보다 침과 뜸으로 대체되는 치료가 늘 먼저다. 이렇다보니 작은 문제부터 큰 것까지 가족들의 건강을 의논하고 상담할 수 있는 편안한 가족병원과 주치의가 생긴 셈.
오영희상임이사와 박병근 원장
양방과 치과, 요양원 갖춘 공동체 의료기관 계획
“의료생협 취지에 맞춰서 한의원의 위치도 임대아파트와 중산층을 아우를 수 있는 지역에 마련했어요. 건강한 삶에 대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내고 함께 풀어가면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죠.”
한의원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급여가 유지된다면 나머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도 지켜지고 있다. 장애아동 주야간 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유기농 먹을거리 판매를 위한 녹색가게와 시니어 종이접기모임 등 다양한 모임 등에 지원되고 있는 것.
“의료생협이 주민들에게 아직은 생소해 저희 취지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어렵기는 해요. 그래도 100세 시댄데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두의 목표잖아요. 돈이 많으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죠. 하지만 저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혼자서 건강을 지키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그래서 함께 모여 운동도 같이하고 건강에 대한 강좌도 들으면서 미리미리 병을 예방하자는 거지요.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으로도 안녕한 상태를 함께 만들자는 겁니다.”
해바라기한의원은 그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을 사랑방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조합원 뿐 아니라 일반주민들도 언제든 진료와 이용이 가능하다. 한의원 한편에 마련된 배움 방에서는 다양한 소모임도 활발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종이접기 모임도, 엄마들의 교육모임도 이뤄진다. 지나가다 목이 마르면 차 한 잔 마시러 들르는 문턱 낮은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앞으론 양방과 치과, 노인요양원 설립도 계획 중입니다. 요즘 치과는 비 보험 항목이 많아져 성형외과 수준이잖아요. 노인들에게 치아는 생존과 직결된 문젠데 돈이 무서워 못 간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공공의료가 미처 하지 못하는 의료 영역 전반으로 넓혀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위한 역할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해바라기 한의원은
-영리 목적이 아닌 조합원이 주인인 의료기관
-불필요한 진료를 하지 않으며 질병과 치료과정에 충분한 설명을 한다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예방활동을 중요시하며 건강한 소모임 활동을 운영한다
-믿을 수 있는 친환경 옴니허브 약재를 100% 사용
-조합원이 아니어도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한의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10%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비 보험 진료 시)
-1구좌 (1만원) 이상 출자하면 평생 조합원이 된다
-진료시간: 평일 09:30~19:00 / 토요일 09:30~16:00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위치: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725번지 새천년프라자 304호
-문의: 031-282-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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