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으면 힘이 되는 이웃사촌

정읍·고창·부안 ''광역화장장 건립'' … 1년 전부터 공무원 인사교류도

지역내일 2012-07-23
전북 정읍시와 고창·부안군은 서남권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이웃 지자체다. 민선자치 실시 이후 이웃 지자체는 갈등관계를 보이기 십상이다. 지역여건과 특화분야가 닮은 곳 일수록 다툼이 잦아진다. 3개 지자체 또한 농·축과 역사 문화를 근간으로 내장산(정읍) 선운산(고창) 변산반도(부안) 등 관광산업 육성에 힘을 쏟는 등 유사점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 대신 상생의 손을 잡았다. 지난해 3월 ''서남권 업무교류 협약''을 맺고 관광마케팅을 공동으로 벌이고, 공무원을 1년씩 교류하고 있다. 특히 3개 지자체 현안이던 ''화장장 건립''을 공동사업으로 추진해 부지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세 시·군 주민들은 지역에 화장시설이 없어 전주와 광주, 군산 등의 화장장을 이용해야 했다.외지 주민이라고 해서 해당 지자체 주민에게 5만원인 시설이용료가 50만원까지 늘어난다. 순위에서 밀려 장례일정을 미루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3개 지자체 인구라야 24만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자체별로 화장시설을 짓는 것도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본 시설인 2기짜리 화장시설만 갖추기 위해서도 건립비만 30억~40억 원이 훌쩍 넘어가고 운영비도 재정부담으로 남게 된다.  
그렇다고 50%에 육박하는 화장 장묘 이용률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웃끼리 손을 잡은 것이다. 김생기 정읍시장과 이강수 고창군수, 김호수 부안군수는 지난 12일 정읍시청에서 ''2014년 6월까지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일대 1만2732㎡에 화장로 3기를 갖춘 화장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100억 원의 인센티브를 걸고 1년 여간 주민공모를 통해 3개 지자체가 공을 들인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광역화장장은 정읍시가 직영하지만 설립예산과 운영비는 지자체 인구비례에 준해 부담할 계획이다. 화장장 설립비 88억 원 가운데 26억 원은 올해 국가 예산으로 확보했고, 나머지 비용은 정읍(12만명) 고창(6만명) 부안(6만명)의 규모를 고려해 부담한다. 예정지에 투입할 인센티브도 3곳이 함께 마련 한다.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 덕에 자체 재정 경감은 물론 중복투자도 막을 수 있게 됐다.  김생기 정읍시장은 "지자체가 뜻을 모아 공동의 현안을 해결하는 전례를 남길 수 있게 됐다"면서 반겼다. 이강수·김호수 군수도 "고창과 부안주민들이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곳"이라며 "이웃의 손을 잡아준 정읍시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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