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제가 일할 곳이 있을까요?’에요. 물론 일할 곳 있죠. 취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저희가 돕겠습니다.”
충남대학교 안에 자리 잡은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의 취업설계사 박은미씨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 동료 7명과 586명의 취업을 도왔다. 새일 직원들은 올해 600명 이상 취업자를 내겠다는 의지다.
새일은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 따라 설치한 지원센터로 가사, 육아 부담 등으로 인하여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종합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전시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는다. 지원을 받긴 하지만 대전시의 특성상 어려운 점도 많다.
직업상담사 백경희씨는 “대전시엔 많은 연구단지가 있지만 기혼 여성을 원하는 연구소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생명공학연구소를 제외한 타 연구소에선 주부 인력을 거의 뽑지 않는 실정”이라고 안타깝게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취업설계사의 길을 걸은 박 씨는 구직을 원하는 여성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박 씨도 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다 전업 주부를 거쳐 다시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력 단절 후 새로 시작한 회사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권고 해직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감원 대상자 명단엔 여성뿐이었다.
“여성의 직업은 ‘생계형’이 아니라는 오해를 많이 받아요.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를 채우기 위해, 부모님 간병비를 내기 위해 일하는 여성이 대부분이죠. 외벌이로는 생활할 수 없어 우리가 벌고 있는데, 이것이 ‘생계형’이 아니면 뭘까요?”
박 씨를 비롯한 7명의 직업상담사는 이러한 주부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한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구직자를 위해 내 일처럼 발 벗고 뛴다. 이들의 추천서는 구직자들에게 큰 힘이며, 취업 후 이들이 한 달간 제공하는 밑반찬은 주부 취업자들에게 사골 국물보다 값지다.
새일 식구들은 이번에 열리는 여성취업·창업 박람회를 열심히 준비 중이다. 누군가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도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설레기도 한다. 6일 시청 로비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문의 :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충남대학교 지점 042-821-8004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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