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는 침묵, 고요, 정적, 적막을 뜻한다. ‘침묵의 이미지’는 이런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이미지들을 아우르는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소장품 중 침묵을 주제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적막한 풍경, 부재의 공간, 소통의 부재, 영원한 침묵*죽음의 4가지로 안내한다. 구본창, 배병우, 황규태, 이명호, 토마스 스트루스, 칸디다 회퍼 등이 참여하고 있다.
#1 적막한 풍경
시간에 쫓기는 소란스러운 인간에 비한다면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무심한 채 고요한 이미지를 띤다. 눈, 바다, 나무, 산, 안개, 바위 등 마치 세상의 소요가 전부 사라진 이후의 세계처럼 보이는 이 풍경들은 자연 속에서 완벽한 평온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갈망을 반영한다.
#2 부재의 공간·정적이 흐르는 방
의자가 가득한 예식장, 서가로 둘러싸인 공공도서관, 계단이 보이는 복도, 도시 근교의 놀이동산 등은 사람들로 늘 북적댄다. 이런 공간에 사람을 배제시키면, 그 부재(不在)는 더욱 부각되기 마련. 결혼예식이라는 관례 자체의 허구성과 조잡성이 부각되고, 놀이동산에선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가 연출된다.
#3 소통의 부재
침묵은 그 자체로 의사소통의 중요한 표현이다. 동조나 망설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무관심이나 다툼, 분노 등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 소통의 단절은 고독한 군중, 가족의 해체, 특정 계층의 소외 등의 현상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4 영원한 침묵, 죽음
존 케이지는 ‘완벽한 무소음’ 상태는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소리는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절대적인 무소음, 침묵의 상태는 죽음의 상태라고 선언했다. 이 전시에서 죽음은 고통스러운 이별의 경험이거나 내면의 근본적인 두려움의 상징, 시간과 공간의 단절을 의미하는 박제라는 장치를 통해 새롭게 상기되기도 한다.
전시일정 ~10월31일 (전시해설 매일 오후1,4시)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제6전시실
관람료 무료
문의 02-2188-600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관람팁. 국립현대미술관 대규모 소장품 특별기획전
과천 본관과 덕수궁미술관까지 이어지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규모 소장품 특별기획전은 엄선된 소장품들을 회화, 조각, 공예, 미디어, 판화, 드로잉의 7개 기획 전시로 구성, 한국현대미술사를 재정립해보는 전시다. 재개관한 덕수궁미술관에선 ‘한국근대미술-꿈과 시’를 통해 한국근대미술 걸작을 만날 수 있다. 과천 본관의 제3~6전시실, 제2원형전시실, 2,3층 회랑에선 ‘한국현대미술-거대서사1’, ‘판화’, ‘드로잉’, ‘침묵의 이미지’, ‘윌리엄 켄트리지&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비밀의 숲’을 전시,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다. 판화와 드로잉전에선 1950년대 이후의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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