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청소년국제회의 참여하면서 경제학자 꿈 키우게 됐어요
‘21세기 세계 사회복지정책이 나아가야 할 발전 방향’. 글로벌 리더들이 논의할 법한 거시적이고 중요한 국제적 과제를 주제로 열띤 토의를 벌이는 청소년들이 있다. 국제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G20의 대표가 되어 토론과 토의를 통해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대한민국청소년국제회의(KYIA)가 바로 그것.
지난 8월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 동안 송도컨벤션센터에서 있었던 2012년 KYIA(Korea Youth International Assembly)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용인외고 1학년 이승명 양.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방대한 지식의 양과 놀라운 식견을 갖춘 이 양이다. 이 대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경제학의 매력에 푹 빠졌고 장차 대학에서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꿈을 갖게 되었다는 이승명 양을 만났다.
대회 주제인 ‘복지’공부하며 경제학에 관심 생겨
2012년 대한민국청소년국제회의에서 이 양과 팀원들은 영국 대표를 맡았다. 영국의 사회복지 정책을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복지의 방향을 피력해야 하는 것이 이 양에게 주어진 과제.
“대회는 3인 1조가 되어 각 나라의 복지상황을 조사 분석을 통해 전 세계가 나아가야 할 사회복지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대회에요. 우리 팀(이승명, 정지우, 이영준)은 사회복지의 선진국인 영국의 입장이 되어서 이 같은 문제를 다뤘습니다.”
대회를 계기로 복지문제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 양은 복지는 곧 분배의 문제로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더 나아갈 철학이라는 학문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빈부격차 문제는 결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이자 어두운 면이라는 것이 이 양의 지적.
“계층간의 격차해소를 위해 복지제도가 확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복지를 키워드로 계속 조사해 들어가다 보니 결국 복지는 경제와 정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세계적인 복지 선진국인 영국은 현재 복지를 축소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지나친 복지정책의 확대로 재정이 약화되었고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죠.”
영국 복지정책 조사하며 우리나라 복지문제 진지하게 고민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만들어질 만큼 세계적인 복지 선진국이다. 무상의료시스템부터 각종 연금혜택까지 그야말로 복지의 이상향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분별한 복지가 지금은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이 양은 설명한다.
“자료를 조사하다 알게 된 사례인데, 한 실업자가 여러 가지 연금혜택을 볼 경우 연간 8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직장을 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어요. 사례에서 보듯이 영국은 사실 이러한 무분별한 복지의 확대로 무기력한 개인들이 많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에요. 전체적으로 국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겠죠.”
똑똑한 실업자가 많은 것도 영국의 특징이라고. 이른바 복지병이 영국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정부는 긴축정책을 펴고 있고 부족한 재정확대를 위해 부자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영국의 문제라는 것이 이 양의 설이다.
“복지의 확대를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방법이 문제인 것 같아요. 영국은 최근 복지에 대한 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무조건 퍼주는 복지’에서 ‘일하는 복지’로 컨셉트를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구직활동 유도하거나 장애인 기술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효율적 분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복지 선진국인 영국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중산층을 두텁게 하고, 정말 필요한 소외계층에게 제대로 복지혜택이 돌아가도록 초점을 두어야 겠죠.”
이론과 방법 두 가지 측면 해결책 제시 대상 거머져
국가의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격차의 문제가 심각해지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지문제에 가장 심혈 기울이고 있다고 이 양은 설명한다. 하지만 각 국가별로 사안이 다르고 문제해결 방향도 다르다고.
“영국의 사회복지 문제를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계속 연결시켜봤어요. 영국처럼 사회복지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죠. 우리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되었고 최근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대회의 주제가 세계가 나아가야할 복지의 방향인 만큼 이 양과 팀원들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세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는 국제포럼을 통해 각 나라가 복지의 본질에 대해 학문적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좀 더 구체적인 방안으로 복지확대를 위한 국제기구를 만들어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세계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거미줄처럼 엮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공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우리 팀은 이론적인 측면과 구체적인 방법론 두 가지 측면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어요. 국제포럼 등 학술대회 등을 통해 다같이 잘 살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기구 등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자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격차해소를 위한 방법 연구하고파
이번 대회 참가 경험은 이 양이 경제가 사람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AP경제학을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경제이론들도 활용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경제 공부와는 달리 입체적인 방법으로 경제를 공부하면서 제 나름의 경제관도 갖게 된 것 같아요. 각 국가별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좀 더 거시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혹은 후진국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자본과 기술 등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약탈하는 경우 많다는 것이 이 양의 갖게 된 문제의식이다. 앞으로 계속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를 제어할 방법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이 양은 성토했다. 한 나라의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국가 전체가 위험해지는 것처럼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
“선진국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후진국의 자원과 노동력이 합쳐진다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우월적 지위에 있는 선진국들이 이익을 정당하게 분배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제 조정기구 등을 만들어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노력이야말로 세계 사회복지가 나아가야 보편적 복지의 방향이 아닐까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