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절차 없고 결제수단 다양해 좋아
리포터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안산점 체험기
가격은 ‘끄떡’ , 제품 다양성은 ‘갸웃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안산 신길동에 이마트가 만든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개점 이후 안산과 인근 시흥지역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안산의 첫 창고형 할인점을 찾아 이곳을 이용하는 주부들의 쇼핑노하우를 들어보고 다른 할인점과 비교해 봤다.
창고형 할인점이란?
일반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이란 창고처럼 넓고 실내장식을 최소화한 매장을 말한다. 대용량 이나 묶음형 제품을 판매해 일반 대형마트보다 약 10~20%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엔 주5일제와 불황기를 맞아 창고형 할인점의 이용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창고형 할인점의 인기가 높아지자 국내 대형마트도 창고형 할인점을 개발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으로는 미국에 본사를 둔 코스트코가 대표적이며 국내 브랜드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마트 ‘빅마켓’이 운영중이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안산점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6번째 점포다.
거대한 창고 속에서 쇼핑
트레이더스 안산점은 신길동 택지개발지구안에 자리잡고 있다. 안산역에서 시화 방면으로 지하차도를 건너면 바로 오른편에 나타나는 큰 건물이 바로 트레이더스 안산점이다. 이마트의 대표색상이 노란색이라면 같은 계열사인 트레이더스의 기본색상은 초록색. 그래서인지 쇼핑을 마치고 계산대에서 이마트 적립카드를 요구하기 전까지는 이곳이 이마트 계열사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상품진열부터 인테리어까지 분위기가 이마트와는 전혀 달랐다.
할인점에 들어서자 마치 거인의 창고에 들어와 물건을 훔치는 ‘잭’이 된 느낌이다. 물건을 담은 팔렛트들이 천정까지 점령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장면은 주부 2~3명이 함께 쇼핑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미경(시흥 하중동) 씨는 “용량이 큰 걸 사면 같이 쇼핑 온 사람들끼리 나눠서 구입하면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동네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온다”고 했다. 평소 양재동 코스트코를 이용했다는 그는 트레이더스 오픈 후 2주에 한 번씩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녀가 꼽는 트레이더스 안산점의 최대 장점은 가깝다는 것이다.또 인근 이마트 매장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창고형 할인점을 찾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일반 할인점보다 7~15% 저렴
트레이더스 안산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매주 시장조사를 통해 일반 대형매장 보다 10~15%, 회원제 할인점보다는 3~5% 저렴한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매장을 이용하는 주부들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신길동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확실히 이마트 보다는 저렴한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 간식은 한 번에 많이 사다놓고 먹는데 비용이 확실히 저렴하고 세제나 샴푸 등도 100㎎당 가격은 확실히 싸요. 반면에 용량이 너무 크다는 게 좀 아쉽지만 자주 쇼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Vs 트레이더스
다른 지역 창고형 할인점과 비교해서는 어떨까? 황선영(상록구 사동)씨는 트레이더스 안산점의 최대 장점으로 ‘쿨링존’을 꼽았다. “다른 할인점에서는 과일이나 야채가 많지 않다. 그래서 한 번 장을 본 후 과일이나 야채는 다른 곳을 들려 또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한 번에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한 것 같다. 또 야채나 과일도 신선하고 가격도 시장에 비해 싼 편”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쿨링 존’은 트레더스 안산점 1층에 독립코너로 운영한다. 쿨링존은 항상 15~18도를 유지하는데 상온에서 판매하던 것보다 과채류들을 신선하게 보관 판매하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코스트코나 빅마켓에 비해 트레이더스는 비회원도 이용가능 한 점. 코스트코는 매년 연회비 3만5000원을 납부한 회원만 이용할 수 있고 롯데마트의 ‘빅마켓’도 롯데멤버스 카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트레이더스는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이용가능하다. 또 삼성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는 코스트코와 달리 카드 사용에 제한이 없다는 것도 트레이더스의 큰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은 ‘1사1카드’체제를 유지한다. 이는 카드 독점계약을 통해 판매 수수료를 1%가량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 고객은 해당 카드가 없는 경우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고 물건 구입을 위해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도 발생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상품은 많은데 사고 싶은 물건은…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운영방식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스 안산점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윤유정(시흥 하중동)씨는 “상품 종류는 많은 것 같은데 딱히 사고 싶은 제품은 없어요.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하는데 거기엔 물건도 금방 금방 바뀌고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여긴 국내 제품이 많아서 인지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다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황선영(상록구 사동)씨도 “멀지만 여전히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특별한 물건이 있기 때문에 코스트코를 찾는데 아직은 트레이더스가 다양한 제품을 구비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측도 수입상품 비중확대와 한국인이 좋아하는 최적화된 단품량을 결정하기 위해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형 할인점의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일반 대형매장에 비해 저렴하고 다른 창고형 할인점에 비해 가깝다는 것은 트레이더스 안산점의 최대 장점이다. 일주일치 장을 한 번에 구입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가깝고 저렴한 이곳으로 몰려들고, 또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물건을 찾는 주부들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창고형 할인점을 찾으면서 새로운 쇼핑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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