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낙보청기 칼럼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

지역내일 2012-08-08

글 : 포낙보청기 & 펄 청각재활연구소 오진주 상담원

“외로워요.. 저 학교에서 우울증 검사했는데 제가 제일 높데요.”
“친구들은 다들 나만 미워해요”
“이제 다 필요없어요.. 친구도 엄마·아빠도.. 선생님도..”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아이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하늘이 무너지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겠지요. 사람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족·친구·학교·지역사회를 만들고,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사람은 관계속에서 사랑과 인정을 받을 때,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가치를 느끼며 건강한 삶을 유지합니다. 어려서부터 경험한 인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건강한 자아가 생겨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됩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매우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랑과 인정에 굶주린 어린아이를 마음에 품고 성장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대상은 부모입니다. 상호 대화가 어려운 출생 후 3세까지의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 음성, 스킨십 등의 반응을 통해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매깁니다. 부모가 무한히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낼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줄 때, 아이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아이들은 따뜻하고 지지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은 ‘안전하고 살만한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나아가 세상을 탐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이 시기 지나치게 엄격하고, 체벌적인 양육태도는 아이로 하여금 ‘나는 가치없는 존재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훈육할 때에는 강경하지만 부드러운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나쁘지만, 아이의 존재 자체는 더없이 소중한 것이니까요. 

우리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자녀의 양육이 주로 어머니들의 몫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엄마가 아이를 보살펴주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족구성원 특히 아버지와의 역할분담을 통한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부모와 보내느냐보다는 얼마나 깊이있게 아이와 시간을 보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하루종일 부모의 사랑에 굶주린 아이는 엄마·아빠를 보자마자 안기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부모들은 피곤하고, 밀린 집안일이 먼저 눈에 보이겠지요. 때문에 아이를 안아주거나,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못합니다. 이 때 아이들은 좌절감과 거절감을 느끼게 되고, 아이의 성향에 따라 심한 아이들은 자기 존재에 대해 낮은 가치를 부여해 지나치게 위축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퇴근 후 아이를 처음 만나는 5분, 그 황금시간을 활용하세요. 집에 도착한 그 시간 바로, 엄마·아빠도 우리 아이를 너무 보고싶었다고, 그리웠다고 말해주세요.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요. 꼬옥 안아주세요. 집안일 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그 안에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나를 소중히 여기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추를 잘못끼운 옷은 맵시가 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맺는 부모와의 관계는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첫 단추입니다. 첫 번째 단추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마음을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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