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물난리, 연꽃을 심었더니…

전북농업기술원, 상습침수 논서 ''백련'' 재배

지역내일 2012-08-01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장마가 올 때마다 10만㎡ 이상의 논이 물에 잠긴다. 물이 빠지고 나면 병해충이 만연하고, 어렵사리 수확한 벼도 수확량과 미질이 신통치 않은 곳이다.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던 주민들이 올해는 아예 논에 물을 가뒀다. 전북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백련'' 재배에 나선 것이다. 연꽃 군락지로 가꾸면 침수 위험은 물론 소득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올 4월 전북농업기술원 작목개발팀과 손잡고 2만여㎡ 논에 백련 종근을 심었다. 오는 8월이면 연잎을 따기 시작해 내년 4월까지 수확에 들어간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멀쩡한 논에 물을 담아 백련을 재배한다고 할 때 반신반의했던 주민들도 이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저수지 등을 활용해 경관용으로 재배하는 경우는 있어도 침수지역에 연을 재배하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원은 연 재배단지가 뛰어난 경관은 물론 차, 쌈채, 조림, 막걸리, 국수, 아이스크림 용도로 활용해 쌀보다 3~4배 높은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뿌리를 쓰는 홍련과 달리 백련은 꽃과 잎, 열매, 뿌리를 모두 활용하는 이점을 고려했다. 농업기술원은 황등 재배단지를 시작으로 상습침수지에 연을 재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내에는 상습침수 논만 2만2000㏊에 달한다.
전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연은 고온에서도 잘 자라 기후대응 작물로도 적합해 논농사 대체작목으로도 인기를 끌 수 있다"면서 "전국 2.8% 수준인 전북의 연 재배면적을 늘려 농촌 소득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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