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오전 10시 30분, 부천 약대교회 연습실.
부천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20명이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의 서곡을 연습 중이다. 콘스탄틴 지휘자의 단호하지만 부드러운 손짓에 맞춰서.
이들은 지난 2011년 창단해 매 주 토요일이면 이곳에 모여 연습한다. 부천지역 음악의 메신저를 목표로 활동 중인 학생들의 연주는 아직 서툴다. 하지만 지휘자의 끊임없는 반복연습에도 지치지 않는 단원들의 눈빛은 살아있다.
즐겁게 연습할 수 있어서 랄랄라~
“콘스탄틴 선생님은 정말 재밌어요. 오늘은 연습 안 해온 친구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무겁지만 다른 날은 안 그래요. 즐겁게 연습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A팀 리더인 박주혜(중흥중 1) 양과 B팀의 리더인 박묘정(상도중 2) 양의 말이다.
두 학생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인 단원들의 대표를 맡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주혜는 “여기서 친구들을 만났다. 평일에도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로 친하게 지낸다”며 “지휘자 선생님이 주문하는 음악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이 날 연습한 곡은 올 연말 공연에 쓰일 예정으로 바흐의 ‘바디네리’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스콧 조플린의 ‘더 엔터테이너’ 등의 경쾌하고 짧은 곡들이다.
관객은 부담없이 즐기겠지만 처음 배우는 어린 연주자들은 어려운가보다. 지휘자의 반복 연습은 한 시간 반 동안이나 계속됐다.
연습을 지켜보던 박수경 부장은 “단원 각자의 호흡이 하나로 모아져 곡의 흐름이 좋아질 때면 보람을 느낀다”며 “단원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인의 기량 발전 위한 전문 수업
“오케스트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지 고민이 많습니다.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하며 노력하려고 해요.”
조금은 어눌하지만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콘스탄틴 마뜨비안꼬 지휘자의 말이다.
그는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콘서바토리를 졸업한 트럼펫 전공자로 고국의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에 정착했다.
부천 안다미로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이기도 한 그는 “러시아의 음악 이론과 연주를 단원들에게 교육시키고 싶다”며 “화성악과 독주 등 수업이 있는 전문 예술학교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오케스트라는 1년 2학기제로 운영 중이다. 개인의 기량 발전을 위해 기말고사 테스트와 솔로 연주곡의 테스트를 도입하고 있다.
콘스탄틴 지휘자는 “단원들이 음악을 통해 인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음악을 알아가며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 음악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틈틈이 연주한 실력으로 봉사 실천
부천청소년오케스트라는 5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개인적인 실력을 연마하며 연주반 입성을 위해 노력하는 예비반과 오디션으로 선발돼 무대 공연을 준비하는 연주반으로 나뉘어 연습한다.
박 부장은 “교육청 영재학생과 각 학교를 대표하는 등 음악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모였다”고 했다.
오케스트라는 부천지역에 청소년 음악을 보급하고 발전시켜 지역주민과 교류, 소통하고 해외공연과 오케스트라들 간의 교류를 위해 부천약대감리교회가 후원하는 음악단체다.
이들이 하는 일은 청소년들의 음악적 재능을 위한 악기별 교육과 협동심을 키우는 오케스트라 교육 등의 장학 활동과 독거노인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봉사연주회, 소록도, 교도소 방문 봉사 연주회 등의 연주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들은 정기연주회와 봉사연주를 기획하고 있어요. 틈틈이 연주한 실력으로 작은 봉사를 실천한다는 자부심을 단원들이 가진다면 좋겠습니다.”
박 부장은 지역사회 소외 이웃들과의 문화적인 나눔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TIP 부천청소년오케스트라에 입단하려면
오케스트라 활동을 원하는 부천지역 청소년(초1~ 중3)이 대상이다.
예비반은 매 주 토요일 오후 1시, 연주반은 매 주 토요일 오전 10시 약대교회에서 연습하고 있다.
예비반은 연주반 활동을 위한 악기레슨과 연 2회의 정기공연을, 연주반은 방학음악캠프와 지역봉사 연주회, 연말 정기연주회 활동을 하게 된다.
궁금한 사항은 부천청소년오케스트라 공식카페(cafe.naver.com/bcyo)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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