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모한자 박성란 한자지도사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첫째는 자기중심이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이 있는 사람은 주위 환경이나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자기가 생각한 방향대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타인에게 의지하거나 기대는 일이 없다. 될 수 있으면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는 매사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누구 때문에 힘들거나, 누구 때문에 불행하거나 하는 일이 없다. 자기 일은 자기가 선택해서 사는 삶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남을 탓하지 않는다. 또한 세상을 탓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나 상황이 벌어져도 걸려 넘어지는 법이 없다. 모든 게 바람이 통하듯이 쉽게 통과된다.
이렇게 자기중심이 확실하고 매사를 즐겁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옛 말을 빌리자면 수신(修身)을 해야 한다. 수신은 자신을 닦는다는 말인데 자신을 닦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말도 있고,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도 있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인식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공부도 좋지만 한자공부가 최고다.
한자를 공부하면 생각하는 힘이 커진다
무조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알고 글자를 조합해 가면서 뜻을 익히기 때문이다.
?+悳 = 德(덕 덕) = 조금씩걷다(행실) + 곧은마음(정신) = 행실(타인)과 정신(자신)이 일치가 되어 걸어가는 인생길(덕이 있다).
耳+悳 = 聽(들을 청) = 귀로 잘 들어(王)주다 + 곧은마음(정신) = 상대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자신의 마음(정신)을 활짝 열고 듣다.
덕 덕(德)은 변함없이 걸어가는 외면과 곧은 마음인 내면이 일치하는 사람의 모습을 말하는 글자로 볼 수 있다.
들을 청(聽)은 덕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말을 하기 보다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기 위해 귀를 활짝 열고 상대의 뜻을 수용해준다는 말이다.
글자를 이런 식으로 배우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아! 그렇구나’ 라고 인식의 범위가 확대된다.
한자를 공부하면 선인들의 훌륭한 가치관을 배울 수 있다
한자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선인들의 글을 접하게 되는데 귀한 글들이 참 많다. 표현을 하자면 누룽지 씹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學然後知不足(배운 연후에야 부족함을 안다.)
人生不學 如冥冥夜行(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않으면 어둡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學而不思則罔(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물에 갇힌 듯이 위태로워진다.)
이런 글귀들을 접하면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족하기 때문에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을 낮추는 삶을 살게 된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이게 되고, 음식을 요리하면 뻣뻣하던 야채들이 불에 익어 부드러워지듯이 사람도 배우면 강한 기운이 빠지고 부드러운 기운이 많아진다. 표정도 부드러워지고 사람들과 관계도 부드러워져 편한 삶을 살게 된다.
한자를 공부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아집과 집착이 강해진다. 자신의 틀이 강해진다는 말이다.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나이 들수록 공부를 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 공부를 하면 정말 잘 잊어버린다. 어제 완전히 익힌 글자도 오늘 보면 ‘뭐였더라’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없이 반복해서 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고,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난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인걸 알게 되고, 열심히 해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는 글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자신감이 부쩍 생겨나면서 사는 게 재밌고 즐거워진다. 자신감은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생겨나는 느낌인데 자신감이 생기면 삶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내면이 아름답다.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기운만으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남자나 여자나 젊으나 늙으나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힘든 만큼 기쁨과 즐거움이 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늘도 열심히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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