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유배문학 가능성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지난 17일 공공청사 중회위실에서 거제고전문학연구가 고영화선생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후 참가자들은 거제의 문화, 역사적 정체성 확립을 위해 고전문학, 유배문학 등에 대한 집대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영화씨는 거제도 유배자들이 전한 한시 760여 편과 토착민과 관료들이 거제의 자연을 노래한 시 125편, 기생 및 한글문학 10여 편 등을 소개했다.
고씨는 “거제 유배자는 현재까지 500여 명의 명단이 발굴됐으며, 성명미상자를 포함하면 1000여명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라고 말했다.
거제도 대표 유배 문학인으로는 정서, 이행, 홍언충, 최숙생, 정황, 김진규, 조병현, 심광세, 홍무적, 이윤, 김세필, 송시열, 김창집 등이 있다. 이 중 이행?정황?김진규?송시열을 거제 4대 유배 문학인으로 꼽았다.
그는“한편으로 거제인들에게는 당대 최고 지식인들로부터 문화와 사상, 정신을 직접 배워 낙후된 거제의 학문과 문화를 발전시키는 촉매가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려시대 정서는 1157년 의종 11년 2월 동래에서 거제도 사등면 ‘오양역’으로 이배돼 1170년 정중부의 난 이후 복권됐다. 우리나라 유배문학의 효시인 ‘정과정곡’을 여기 거제도에서 암담한 귀양살이를 겪으며 지었다.
정황은 1560년 49세로 사망할때까지 거제향교에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거제 유배자 중 교육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이도 정황이다. 당시 경남 전 지역에서 학생들이 몰려와 거제향교가 최고의 부흥기를 맞기도 했다.
거제면 동상리에서 귀양살이를 한 김진규는 송시열의 제자로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주자학과 춘추대의를 기반으로 난마와 같은 정국속에서 그 대의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한다.
거제학자 동록(東麓) 정혼성(鄭渾性)
거제가 배출한 최고의 문인이자 학자인 동록 정혼성은 한시(漢詩)로 문집을 남긴 사람으로 거제도 토박이로서는 유일하다. 1779년 출생한 그는 일생동안 학문을 좋아해 세상에서 별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동시대 추사 김정희가 ‘동록문집’을 읽고 감탄해 7언절구 시 한편 남겼다고 전해진다.
동록 정훈성은 거제면 명진리에서 살았으며 그가 제자를 가르친 곳은 거제면 녹동, 사슴골이란 곳이며 거제뿐 아니라 인근 통영 고성출신의 제자들도 많았다.
고영화씨는 거제역사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역역사 본연의 모습을 지역공동체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거제역사의 탄력성과 다양성을 찾기 위해서는 ‘거제적인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가장 거제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제와 관련된 유배문학 자료는 1000페이지가 넘는다. 여기에다 거제고전문학도 140여 페이지에 달한다. 민요 설화 등을 합친다면 엄청난 양의 ‘거제문학의 자산’을 가질 수 있다. 고전사료에 상상력을 보태 현대에 맞게 재조명 한다면 ‘거제’는 새로운 컨텐츠로 각광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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