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봄기운이 무르익은 어느 날 충북 제천에 사는 중년 부부가 초등학교 5학년생인 덩치가 큰 남자 아이를 데리고 저자의 클리닉을 방문했다. 상담실에 들어선 아이는 불안해하면서도 강렬하고 공격적인 눈빛을 가졌고 무엇인가 견제하는 듯 행동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산만한 아이의 태도만 보고도 자폐증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부모와 함께 진료실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이름이 뭐지?”하고 부드럽게 묻는 찰나, 그 아이는 저자에게 느닷없이 달려들어 보기 좋게 한 방 날렸다. 아이의 행동에 미처 대처하지 못해 강한 어퍼컷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선 상태로 아이에게 질문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자는 얼굴을 심하게 강타 당했을 것이다. 20여 년을 진료하면서 환자에게 맞아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물론, 눈을 흘기고 치켜뜨며 째려보는 아이의 행동이 만약 마음 약한 여자 원장이었더라면 상대하기조차 두려울 정도였다. 발로 차려 하고 손으로 치려는 동작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이를 붙잡고 말리는 부모와 그 와중에 아이를 진료하려는 저자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던 상담진료 시간이었다.
학교에서건 길거리에서건 누구든지 눈만 마주쳤다 하면 폭력부터 행사하는 아이의 거친 행동 때문에 아이의 부모는 더 이상 포기하듯 보고 있을 수 없어 멀리 제천에서 천안까지 상담진료를 청해 왔었다. 여자 담임선생님과 친구들도 아이가 무서워 피해 다닐 정도였으니 다른 학부모들과 학교 측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우선 자세한 상담진료를 시작했다. 일단 아이의 폭력적인 행동과 말투 등을 관찰한 결과 또래 아이들과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언어 구사력이 떨어져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또 극히 한정된 언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의 행동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영준한의원 이영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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