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해 얻은 수익 21.5%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가정식 백반 전문점 ‘Go! 밥 21.5’의 이미정(59) 김윤환(45) 정 원(40) 공동대표가 그들이다.
* 왼쪽부터 ‘Go! 밥 21.5’ 김윤환 정 원 이미정 대표
지난 4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앞에 작은 식당을 연 이들은 수익의 21.5%를 지역 학생 장학금과 취약계층 지원금, 비영리단체 기부금 등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수익의 21.5%를 기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 21.5는 무슨 의미가 있는 숫자인지 궁금했다. “성경을 보면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레위기 19:9-10)’는 구절이 있습니다. 21.5는 이 성경구절을 근거로 밭의 네 귀퉁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수치화 한 것입니다.” 정 원 대표의 설명이다.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밭의 네 귀퉁이에 해당하는 21.5%를 이웃과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비타트에서 봉사하는 삶 배워 =
이 세 사람은 한국해비타트 천안아산지회에서 인연을 맺었다. 해비타트는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집을 지어주는 비영리기구이다. 이 대표는 해비타트 마을에서 자원봉사자와 목조건축학교 학생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일을 했다. 정 원 대표는 주방에서 이 대표를 도왔다. 해비타트 건축팀장으로 일하던 김윤환 대표는 식당에서 남자가 필요한 일을 도우며 이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들은 정 대표가 “우리 식당 한번 해볼까”라는 의견을 내면서 식당 개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음식이 워낙 맛있어서 식당을 해도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면 보람도 있을 것 같아 개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이 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재주 많은 김 대표가 인테리어를 직접 하면서 초기 창업비용을 크게 줄였고 해비타트 가족들도 식당 이름과 운영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며 적극 도왔다. 식당 안에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꿈샘 지역아동센터 등 이들이 후원하는 단체의 전단과 저금통을 전시해 놓은 것도 해비타트 가족들의 아이디어였다. 식당의 주 고객인 학생들이 이들 단체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과 손님들에게 약속한 기부를 꼭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창업 후 아직 한 달이 안됐지만, 좋은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서인지 이 대표를 ‘이모’라고 부르며 따르는 고정손님들도 꽤 많이 늘었다.
“거칠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웃과 나누는 삶을 배우게 됐어요. 저희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Go! 밥 21.5’ 2호점, 3호점이 계속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문의 : 569-0215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