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중학생 과학실험 탐구대회 한국대표 이정민 양(청주 남성중 3)
“세계 친구들 만나 재밌는 경험하고 올래요”
청주의 한 여중생이 국제대회 한국대표로 선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제1회 APT 중학생 과학실험 탐구대회에 참가하는 이정민(남성중 3)양.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정민 양은 “결과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즐기고 올 생각”이라며 웃었다. 어린 학생답지 않게 당차고 야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회 수상결과보다 경험에 초점
정민 양이 참가하는 APT 중학생 과학실험 탐구대회는 아세안+3 회원국(13개국) 과학영재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주제가 대회 당일에 발표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모든 과정이 준비돼야 해요. 토론, 실험, 탐구능력을 평가하는데 실험과 현장체험(생물조사), 결과발표 등이 진행돼요. 올해가 1회 대회라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모르지만 가능한 예상안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어요.”
정민 양은 1회 대회라서 오히려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보다는 내년에 참가할 후배들을 위한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어른들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시겠지만 전 그냥 즐기고 오려고요.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만나 과학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이잖아요?”
정민 양은 “긴장되고 부담도 적지 않다”고 하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대회 자체를 즐기고 그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오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한’ 개념에 흥미 느끼면서 물리 좋아져
정민 양은 어려서부터 과학을 좋아했다. 유아 때 했던 과학실험은 놀이처럼 재미있었다고. 또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정민 양을 잘 이끌어 줬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어머니 이경미(45)씨는 무엇보다도 정민 양의 독서에 신경을 썼다. 도서구입도 많이 했지만 하루에 3개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을 빌려올 정도였다. 이 씨는 “멀리 보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아이들의 독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정민 양은 과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 물리가 제일 재미있다고 말했다. “물리는 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과목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민 양이 처음부터 물리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영재교육원(초등과정)에서 관성의 법칙에 대해 공부할 때였는데, 구슬에 힘을 가하면 마찰력이 없을 경우 무한대로 굴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무한대라는 개념이 매우 신기하고 자극이 됐어요. 그러다 중학교 올라와서 물리를 배웠는데 흥미가 가더라고요.”
정민 양은 물리를 계속 공부해서 “질병 치료에 쓰이는 방사능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지만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고등학교 가서 또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 바뀔지도 모른다”고 장래희망을 밝혔다.
선행보다 스스로 찾고 생각하는 시간 필요해
정민 양에게 국제대회의 한국대표에 선발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물었다.
“공부할 때 선행만 하지 말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모르는 것도 누구에게 묻기 전에 혼자 찾아보는 것이 좋고요. 또 영어는 요즘 기본인 것 같아요.”
정민 양은 자신이 이번 대회에서 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영어실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미국에서 약 2년간 지냈던 경험도 중요했지만 어려서부터 꾸준히 원서를 듣고 읽었던 것이 현재 정민 양의 영어실력을 만들었다고.
정민 양은 물리를 공부할 때 가능한 스스로 찾아보고 생각하면서 풀어간다고 말했다. 어렵지만 (도전을 통해 얻는 기쁨을 알기에) 재미있다고.
정민 양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경험을 쌓고 올지, 또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자못 기대가 크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제1회 APT(ASEAN Plus Three) 중학생 과학실험 탐구대회
아세안(ASEAN)+3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의 약자인 아세안과 한국, 일본, 중국의 3개 국가를 포함한 협동 포럼이다. 아세안 10개국은 미얀마, 라오스, 타이,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이시아 등이다.
제1회 APT 중학생 과학실험 탐구대회는 3명이 한 팀을 이뤄 과학문제 해결능력을 평가 받으며 실험과 현장조사, 결과 발표 등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아이디어 도출과 해결력,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결과 발표능력이 동반돼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브루나이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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