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익산 두동마을 편백숲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익산 두동편백마을로 오세요!

지역내일 2012-07-09 (수정 2012-07-09 오전 9:31:19)

벌써 한해의 반이 지났다. 화사한 봄꽃은 피었다 지고 연둣빛의 새싹은 짙은 푸르름으로 치장을 하고 맘껏 자태를 뽐낸다. 극심한 가뭄 탓으로 농심은 타들어 가는데 태양의 계절 7월은 사람들을 한곳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길을 걷고 산을 걸으니 트레킹화 위로 소복이 뿌연 먼지가 내려앉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더위도 피하고 건강도 챙길 겸 산바람 강바람이 머무는 익산 두동편백마을로 향해본다.  

남녀유별의 유교사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두동교회’
전주역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익산시 성당면 두동마을에는 1929년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아담한 예배당이 하나 있다. 바로 기역(ㄱ)자형 예배당으로 유명한 두동교회인데 건물 안에는 지금껏 여느 교회에서 볼 수 없었던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다.
건물 외형은 나무 기둥에 하얀 벽, 그리고 지붕에는 함석이 올려져 있다. 그 사이에 오래된 소나무 한그루가 떡 하니 버티고 서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그 옆에 제법 운치있는 종루도 보인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독특한 형태의 ‘ㄱ’자 예배당은 본래 남녀유별의 전통과 기독교의 평등사상이 절묘하게 절충된 형태의 건물로 1908년에 건축된 김제 금산교회와 함께 두동교회가 유명하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예배 보는 곳이 강단을 중심으로 한쪽은 남자석, 다른 한쪽은 여자석으로 나뉘어져 있어 특이한 모습이다. 그리고 나무 살이 보이는 천장과 오래되고 낡아 소리가 날지 의문인 풍금도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듯 자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어려웠던 그 시절 누군가의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 주었을 작은 예배당이 물질적으로 풍족한 오늘날의 교회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자연이 주는 보약으로 인생을 아름답게
600년 역사를 간직한 두동마을은 계절별 느낌을 살린 벽화로 첫인사를 대신하고, 편백숲의 여유로움으로 찾는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사한다.
가까이 있었지만 편백숲이 얼마나 좋은 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익산시에서 백제 둘레길을 개발하던 중 그 코스에 편백숲이 들어가면서 갑자기 외지 사람들이 찾게 되자 마을 사람들도 편백숲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령 30년 이상 된 나무들이 3만평 이상 조성되어 있다’라는 정보를 듣고 찾은 편백숲은 기대보다 그 규모가 아담하다.
완주의 상관 죽림편백숲이나 전주의 건지산과 비교해 봐도 아직 정비가 조금 덜 된 듯한 인상도 준다. 짧은 동선이라 산책보다 자연이 주는 보약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키며 휴식을 취하는 편이 두동편백숲을 배로 더 즐기는 방법이라 말하고 싶다. 곳곳에 너른 평상과 의자, 편히 누워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나무침대까지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다.
편백숲을 찾은 한 탐방객은 “일을 하다가도 쉬고 싶을 땐 이곳에 와서 편안히 쉬었다 가곤 해요. 가까이 있어 좋고 조용하고 한적해 조용히 쉬었다 가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라고 말한다. 
고개를 넘어가면 좌로는 숭림사(7km), 우로는 성당포구(3km)로 향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마을로 내려오는 하산길에 오를 때 보지 못했던 산딸기와 오디가 대롱대롱 매달려 탐방객의  입맛을 유혹한다.



기억저편 고향의 풍경이 그대로 ‘성당포구마을’
두동편백마을에서 차량으로 5분쯤 이동하면 금강줄기와 옛 포구를 보듬고 있는 성당포구마을을 만날 수 있다.
성당포구마을은 서쪽으로는 금강이 위치하며 고려에서 조선 후기까지 세곡을 관장하던 성당창이 있던 곳으로 성당포(聖堂浦) 혹은 성포(聖浦)라 불리던 곳이다.
마을에 들리면 전통적인 포구마을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벽화와 황포돛배, 금강의 생태를 배우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데, 찌는 듯한 더위 탓에 마을이 한산하다.
마을 어귀에 전통테마마을 체험관이 보이고 그 옆에 마을회관이 있다. 회관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시는 어르신들을 만나 성당포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옛날에 포구가 있었던 자리지. 금강하구가 막히기 전에는 말 그대로 어촌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고깃배는 없고 포구 그 자리만 남아있어”하고 말한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수령이 600년은 너머 됨직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마을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아래 성당포구가 보인다. 순간, 그 옛날 인근  지역의 세곡이 모두 모여 들었을 그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저 너머 푸른 강물이 흐르고 어른 키보다 더 큰 억새가 진을 치고 있는 용안생태습지학습장이 보인다. 주변인들의 말에 의하면 2만평이나 되는 규모라고 하나 아직 정비가 덜 되어 어수선한 분위기다. 여름철 태양을 가려줄 나무도, 사람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시설도 아직 부족한 듯하다. 수개월 뒤 거대억새와 공원 내 시설이 확충되면 익산의 대표적인 수변 생태공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덥지만 여름이 행복한 이유, 바로 싱그러운 녹음을 벗삼아 이처럼 어디로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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