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리포터가 안내하는 여름 제주여행

사람을 품는 섬 ‘제주’에서 마음껏 休(휴)하라

지역내일 2012-07-10 (수정 2012-07-10 오전 10:51:50)

올 3월, 제주근무를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우리 가족은 제주에 왔다. 여기서 나는 ''행복한 여행자''라는 이름으로 제주의 속살과 진면목을 마음껏 느끼는 중이다.
 ‘로망의 섬 제주’는 역시 일상을 접고 훌쩍 떠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일등 여행지다. 한 곳을 여러 번 가더라도 매번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어딜 가든 이국적인 분위기가 묻어난다. 여름철에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제주의 으뜸 여행지를 꼽아봤다. 지금부터 제주의 울창한 숲길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풍요롭고 신비한 여름 제주의 진면목
곶자왈 숲길
  독특한 아름다움이 가득 찬 곶자왈은 세계적으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이다. ‘곶자왈’은 제주도 사투리로, 숲을 지칭하는 ‘곶’과 암석ㆍ가시덤불이 뒤엉킨 모습을 뜻하는 ‘자왈’이 합해졌다. 한마디로 바위 위에 생겨난 숲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1~2시간이면 육지의 숲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어둡고 서늘한 원시림을 만끽할 수 있다.
  조천읍에 있는 선흘 곶자왈과 오설록박물관 근처에 있는 청수 곶자왈,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화순 곶자왈, 올레 14-1코스에 위치한 저지 곶자왈, 비자림 등이 대표적이다. 한낮에도 음산할 정도로 어두운 이곳들을 느릿느릿 걷다보면 누구나 신비로운 자연에 반하기 마련이다. 선흘 곶자왈 인근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이 있는데 함께 둘러보면 좋다. 사전예약제로 탐방이 허용되며 자연유산해설사가 함께 동행 한다. 입장료-비자림(1500원~800원), 곶자왈·거문오름 무료.


사려니숲길
  제주의 대표적인 숲길로 정비가 잘되어 있는 사려니숲길은 피톤치드가 풍성한 곳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원과 오스카가 길라임을 두고 산악자전거 경주를 했던 길이기도 하다. 길 폭이 넓어 유모차를 끌거나 여럿이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고 숲길 양쪽으로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 자연림이 펼쳐진다. 1~2시간 일정으로 산책할 경우에는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천미천을 거쳐 물찾오름 입구까지 되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이고, 이곳을 지나 치유와 명상의 숲인 ‘윌든’까지 걷고 되돌아올 경우 4시간 정도 걸린다. 빼곡하게 자란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이 4km나 이어져 있다. 운이 좋으면 물찾오름 주변에서 노루를 발견할 수도 있다. 입장료 무료.


절물자연휴양림
  제주시에 있는 절물자연휴양림은 삼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총 300ha의 면적에 40~45년생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여름에도 냉기를 느끼게 한다. 휴양림 내에는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약수터, 연못, 잔디광장, 놀이터, 산책로, 순수한 흙길로 된 장생의 숲길 등 다양한 시설이 있고 여름에는 작은 도서관도 운영된다. 특히 왕복 8km에 이르는 장생의 숲길은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숲체험, 목공예체험, 숲길명상에 참여해도 좋다. 이용료가 저렴하면서 시설 좋기로 소문난 ‘숲속의 집’은 매달 1일부터 예약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숲길 출입이 통제된다. 교래자연휴양림과 서귀포자연휴양림도 여름 제주여행 시 방문해보면 좋은 곳이다. 입장료-1000원~300원 (주차비별도)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은 목장지대로 방치됐던 황무지를 10여년에 걸쳐 숲으로 복원한 곳. 난대성 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산식물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어서 ‘작은 한라산’이라고도 불린다. 800여 종에 이르는 나무들이 들어서 있고 4개의 산책코스가 이어져 있다. 구상나무숲과 단풍나무숲, 산림욕장, 수생연못 등 산책로마다 다른 빛깔이 펼쳐지고 상쾌한 향기가 코끝에 맴돈다. 숲 사이사이 나무 그늘 아래 의자와 평상이 놓여있어서 쉬엄쉬엄 다닐 수 있다. 입장료 무료. 


한라수목원
  제주의 자생수종과 아열대 식물 등을 볼 수 있는 이곳에는 11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특히 5만평에 달하는 삼림욕장에는 침엽수와 활엽수들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고 중간 중간 쉼터와 운동시설이 있다. 제주시내에서 가깝고 다양한 산책코스를 갖추고 있어서 평상시 현지인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 정문에서 시작해 삼림욕장을 걸은 후 다시 정문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수목원 광장에서 후문으로 연결된 길도 훌륭하다. 어른 키의 몇 배는 되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내내 함께하기 때문. 산책로 곳곳에 ‘뱀이 출몰할 수 있으니 놀라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안내판이 있는 만큼 야생 뱀과 도마뱀이 자주 눈에 띤다.  입장료 무료.

외국 휴양지 부럽지 않은 제주의 바다

김녕해수욕장
  제주도에서 가장 물빛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김녕성세기해변은 에메랄드빛 바닷물과 하얀 모래가 마치 열대 해변을 연상시킨다. 해수욕장 주변의 기암절벽과 아기자기한 풍광도 투명한 물빛과 대조를 이뤄 눈을 뗄 수 없다. 해수욕을 하다 지루해지면 낚시를 하거나 윈드서핑이나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다.
함덕서우봉해변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잔잔한 함덕서우봉해변은 햇살이 좋은 날이면 백사장의 모래가 더욱 빛을 발한다. 썰물 때는 물이 200m 가량 빠져나가 바다체험을 제대로 할 수도 있다. 해변 끝자락에서 높이 111m밖에 안 되는 낮은 봉우리 ‘서우봉’으로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함덕 해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협재해수욕장
  투명하고 맑은 물과 흰 모래, 조가비가 섞여 길게 이어진 협재해수욕장은 이른바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백사장이 넓은데다 주변 경치도 아름답기 때문. 앞바다에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떠있고 모래밭 한쪽에 잔디로 덮인 소나무 숲이 있어서 야영지로도 손색이 없다. 낙조가 환상적인 금릉해변과 연결되어 있다.
표선해비치해변
  반달모양의 백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표선해비치해변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적합한 곳. 평균수심이 1m정도로 깊지 않고 경사가 거의 없어서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주변에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잔디가 깔린 넓은 야영장도 마련되어 있다. 7월30일~8월15일까지 인디밴드들이 펼치는 ‘야해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제주에 왔으면 이건 먹어봐야지

국수마당-제주사람들은 고기국수를 즐겨한다. 고기국수는 돼지고기를 삶아 낸 국물에 국수(중면)를 말아 큼직하게 썰어 얹은 돼지고기를 얹어낸다. 제주시에는 국수 거리가 있는데 국수마당이 원조라 할 수 있다. 뽀얗고 진한 고기국수(6500원)는 먹는 내내 보양식을 먹는 기분이며 한 그릇 비우고 나면 포만감이 가득하다.
남경미락-제주산 활어회만 취급하는 이집은 서귀포에 있다. 두툼하게 썰어낸 회와 지리 매운탕의 맛은 지금까지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음식의 질은 확실하다.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이 한 눈에 들어와 경치 또한 압권이다.


동복리 해녀촌-회국수(7000원)로 유명한 이집은 점심시간이면 번호표를 뽑아 30분 이상의 기다림을 감수해야한다. 때문에 다소 소란스런 분위기지만 회국수를 주문하면 크나큰 접시위에 소복하게 올린 도톰한 생선회와 야채, 중면이 푸짐하다. 새빨간 양념장에 비벼 먹다보면 매콤함에 땀을 훔치게 된다.


산지물식당-제주항 근처에 있는 산지물식당은 갈치조림과 물회 등 제주전통음식으로 유명하다. 자리물회와 한치물회가 대표적이지만 요즘 제철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어랭이물회(1만원)도 잘 팔린다. 잘게 다져낸 어랭이와 각종 채소들이 푸짐하게 들어있는데 새콤하면서도 고소하다. 


안거리 밖거리-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인근에 있는 이곳은 고영우 화백 부인이 운영한다. 이집 상차림은 ‘정식’과 ‘비빔밥’ 뿐. 정식(8000원)을 주문하면 옥돔구이와 돔베고기(삶은 돼지고기를 도마에 담아낸 음식), 17가지 반찬이 소박한 질그릇에 담겨 나온다. 푸짐해서 좋고 인공조미료가 거의 들어있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연우네-한라수목원 앞에 있는 이집은 야채를 이용한 자연식 건강 밥상으로 제주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 인기메뉴는 돌솥비빔밥(7000원)과 들깨수제비(6000원)이다. 연우네 4인상(3만3000원)을 주문하면 도토리묵·감자전·야채비빔밥·찹쌀들깨옹심이·들깨수제비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샐러드와 두부구이도 맛이 좋다.


즐길 거리 가득한 테마관광지
  제주도는 곳곳에 테마관광지가 가득하다. 그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에코랜드와 제주해양과학관, 정석항공관, 산방산탄산온천이다.
  에코랜드는 교리자연휴양림 안에 자리한 기차여행 테마파크. 66만m² 부지에 천연생태지역인 곶자왈을 따라 철로가 이어져있는데 기차로 한 바퀴 도는데 50분 정도 걸린다. 곶자왈과 호수, 아름다운 정원 등 테마별로 꾸며진 역에 내려 사진도 찍고 먹고 즐기다보면 2~3시간이 후딱 흐른다.
  오는 13일 개관하는 제주해양과학관 ‘아쿠아플라넷 제주’도 들려보면 좋은 곳. 동양최대규모로 여수EXPO 아쿠아리움의 1.5배,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3.6배나 된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고래상어와 만타가도리 등 희귀어류를 볼 수 있고 수중발레 공연도 선보인다. 
  정석항공관은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항공박물관으로 비행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항공의 역사를 비롯해 비행원리 등을 설명해주고 항공기모형과 블랙박스, 항공기 부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도 없다.
  제주여행 막바지에 권하고 싶은 곳은 산방산 탄산온천이다. 유리탄산과 중탄산이온, 나트륨 성분이 풍부한 국내에서 대표적인 탄산온천. 오래전부터 ‘고혈압과 성인병에 좋은 물’로 유명세를 탔던 곳인 만큼 믿고 몸을 맡겨볼 만하다.

 
TIP-제주관광지 입장권은 인터넷 여행사를 통해 할인입장권으로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보통 20~30%할인가격으로 살 수 있으며 제주공항에서 인도받는다. 사용하고 남은 입장권에 대해서는 환불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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