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이 표방하는 ‘공정무역’, 윤리적인 절차를 거쳐 생산한 원료를 사용한다는 말로 기업들은 마케팅을 하고, 소비자는 그런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며 스스로 윤리적인 소비자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기업이 말하는 공정무역’은 정말 온전한 의미의 공정무역인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내린 결론은 ‘거의 대부분 대기업이 표방하는 공정무역은 모두 불공정무역이다’였다.
코너 우드먼은 1년여 간 세계 각지의 가난한 노동자들을 만나며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지는지, 대기업은 왜 그들을 구제할 생각이 없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진정한 공정무역이 이루어지기 위해 기업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제안한다.
기업이 변화해야 진정한 공정무역이 이루어질 수 있고, 기업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우리의 식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부당한 대우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잊지 말고, 정당한 노동을 한 이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소비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현대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상품을 만든 기업이 단순히 그 상품을 얼마나 팔고 얼마나 이익을 얻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이 구매한 상품으로 이익을 얻은 기업이 그 이익으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커피 한 잔 가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해도 좀처럼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커피콩 재배 농부들, 최저 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대기업의 과도한 생산량 요구에 맞추기 위해 법정 근무시간을 훨씬 초과해 일하다 견디지 못하고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중국의 아이패드 조립 공장 노동자들…. 하필이면 나는 이 책을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아이패드로 읽고 있었다. 나의 생활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이런 노동자들의 피땀과 눈물로 얼룩져 있겠거니 생각하자 그 동안 너무 무심했구나 싶어 조금 부끄러웠다.
기업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공정무역’이라는 단어에 혹하지 않고 정말 윤리적인 소비자가 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혼자만으로는 이룰 수 없겠지만, 나와 같은 소비자들이 많아지면 결국 기업을 윤리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교보문고 천안점
북마스터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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