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를 쓸 때 생각해 두어야 할 것들.

지역내일 2012-07-05

글 : 리드논술리드수능 김현수 원장

 자기소개서를 쓰기는 어렵다. 얼마나 어려운가? 알고 싶으면 지금 당장 써 보면 된다. 성인들도 자기소개서를 잘 못 쓴다. 가끔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 내용을 보면 ‘과연 이 분들이 입사를 하고 싶기는 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못 쓴다. 그런데 성인이 아닌 학생이 이걸 쓰려고 하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길어야 19년 살았다. 부모님이 정해준 레일 위를 달려온 학생들에게 ‘히스토리’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쓸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자신이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작 나오는 얘기가 외고 지원해서 떨어진 것, 혹은 외고에 가서 성적이 떨어진 것 정도이다. 너무너무 일반적이어서 하품이 다 날 지경이다.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쓸 수도 없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기소개서를 끌어안고 중요한 7월의 황금 시간들을 낭비한다. 

 형편이 나은 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컨설턴트에게 맡긴다. 이걸 전문 용어로 ‘돈지랄’이라고 하며 좀 더 나아가자면 ‘미친 짓’이라고 한다. 컨설팅을 해 주는 분들이 쓴 글은 입학사정관들이 알아본다. 일단 어른이 쓴 글이기 때문에 티가 난다. 그리고 한 두 사람이 여러 글을 써 주다보니 패턴이라는 것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남이 써 준 자기소개서는 결과가 좋지 않다. 자기소개서는 원래 ‘자기’가 쓰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써야 할까? 일단 무엇을 쓸 지 생각하지 말고 다 써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이야기꺼리가 없다. 따라서 무엇이 이야기꺼리가 될 지를 판단하기 전에 내 안에 있는 이야기, 19년 동안의 히스토리를 다 풀어내 보아야 한다. 다음에 이것들을 추려서 개요를 짜고, 마지막에 가다듬어야 한다. 자, 여기까지가 자기소개서를 검색하면 나오는 일반적인 이야기다. 정말 이것만으로 남다른 자기소개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필자는 목동에서 강의할 때 아무 스펙 없는(심지어 텝스가 600점대밖에 안 되는) 학생이 자기소개서를 잘 써서 서울대 특기자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최종 합격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학생은 일반고 내신 1.8밖에 안 되고 별반 스펙이 없는 데도 서울대 인문학부를 합격했다. 또 어떤 학생은 수능 등급이 형편없이 나오고도, 자기소개서와 논술로 연대 글로벌 전형에서 합격하는 것을 보았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고 싶다면 책에 나와 있는 일반적 조언과 더불어 합격한 선배들의 사례를 연구하는 것이 더 유효하다. 원래 진정한 비법은 공적 공간에 공개가 안 되기 마련이다. 이 좁은 지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단한 ‘비결’을 알려 줄 수는 없다. 다만 합격한 선배들의 공통점 정도는 알려줄 테니 이 공통적 요소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는 스스로 고민하기 바란다. 합격한 선배들은 첫째,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학과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내러티브 형성을 잘 하였다. 세 번째, 반드시 지원 학교에 입학하고 싶다는 ‘의지’를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 요소가 중요하다. 그리고 좁은 지면을 통해 자기소개서에 대해 다 말할 수 없는 필자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언! 이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거든 물어라! 자기소개서를 쓰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합격한 선배에게. 또는 필자에게. 가장 미련한 것은 자기소개서에 얽매여 7월 한 달을 다 보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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